정태근 "태릉골프장 공원화"

서초구, 1주택 재산세 감면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부동산 이슈'로 치르려는 흐름이 감지된다. 부동산 대란이 터졌던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취임 이후 최저치까지 내려갔던 상황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읽힌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이기려면 정치적 이슈 대신 부동산 같은 민생이슈를 제기하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정태근 전 의원은 26일 "문재인정부는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을 통한 1만가구 주택 공급을 발표했다"며 "태능골프장 택지 개발은 그동안 녹지 보존 및 확장을 지향한 서울시 정책 방향과 어긋나는데다, 그렇지 않아도 교통난이 심각한 지역인데 추가 교통대책을 고민하지 않고 밀어붙인 '졸속행정'임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태능골프장 택지 개발 반대, 동서울시민공원 조성을 야권의 서울시장 보선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태릉골프장의 시민공원화를 국민의힘 보선 공약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정 전 의원은 태릉골프장 대신 "성남골프장을 택지로 개발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봤다. 정 전 의원은 "(성남골프장은) 부동산 가격 급등의 진앙지라 할 수 있는 강남지역의 주택 수요 대체 효과가 태릉골프장보다 탁월해 부동산 가격 안정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강북지역 주택 공급 필요성을 주장한다면 공릉동 '한국전력 인재개발원'을 저밀도 개발하고 4개 전철역을 끼고 있는 장위뉴타운의 용적률 상향을 통한 고밀도 개발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인 1가구 1주택 소유자의 재산세 감면을 추진 중이다. 서초구는 5만가구가 가구당 평균 10만원의 재산세를 환급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면서 '조은희 구상'은 서울시장 보선의 또다른 변수로 부각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지난달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를 방문해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당위원장이었던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임대차 3법의 법적 결함으로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시민을 위해 보다 바람직한 정책수립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간담회 배경을 소개했다.

국민의힘이 '부동산 이슈'를 어떻게 살리는지에 따라 서울시장 보선 결과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판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7일 "여론의 관심은 언제나 민생문제"라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민생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법을 내놓는다면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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