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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주말을 여는 책 | 내 마음을 설레게 한 세상의 도서관들]

세계 각국, 도서관은 진화한다

등록 : 2020-11-20 11:26:01

조금주/나무연필/2만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쉽지 않다. 이럴 땐 해외의 다양한 문물을 두루 보여주는 책을 읽으며 해외의 풍경을 마음에 담아보면 어떨까. 조금주 강남구립도곡정보문화도서관 관장이 쓴 '내 마음을 설레게 한 세상의 도서관들'은 중국 미국 대만 핀란드 일본 등 다양한 나라의 도서관들을 보여준다.

1권의 책으로 다양한 나라의 도서관과 도서관이 만들어낸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직접 각국의 도서관들을 방문해 사서를 심도 있게 인터뷰하고 도서관 곳곳의 사진을 찍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단순히 도서관들을 보여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집, 그 미래를 찾아 떠난 여행'이라는 책의 부제처럼 세계 각국의 도서관들을 보다 깊이 있게 읽어냄으로써 도서관의 미래를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가장 효율적 투자" = 중국의 도서관들은 '장엄한 대륙의 스타일로 승부하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광저우는 중국 남부에 있는 최대 규모의 도시로, 행정·경제·문화의 중심지다. 광저우 도서관은 중국 광저우의 중심업무지구 한복판에 있는데 세계에서 8번째로 높은 건물인 광저우 CTF파이낸스센터 바로 앞에 있다. '광저우의 거실'로 소개된 광저우 도서관은 2013년 "큰 도서관을 짓자"는 목표 아래 완공됐다. 부지 면적 2만1000㎡에 연면적 10만444㎡로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큰 도서관이다. 건물 규모뿐 아니라 소장 자료 규모도 상당하다. 장서 733만여권, 오디오와 비디오 자료 61만여점, 정기간행물 5000여종에 좌석 수는 5000여석에 이른다.

광저우 도서관 내부.


도서관 내부는 개방적 구조로 폐가식 서가나 정적을 중시하는 고전적 도서관과는 달리 역동적 느낌을 준다. 특히, 도서관 내부 사진만 봐서는 도서관인지, 쇼핑몰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이리저리 촘촘하게 연결된 구조의 도서관 안에서 사람들은 바삐 움직인다. 광저우 도서관의 남쪽 타워와 북쪽 타워는 스카이브릿지로 연결돼 있어 이용자들은 자유롭게 곳곳을 오갈 수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장장순 사서는 저자의 "이런 데서 근무하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라는 질문에 "마치 쇼핑몰에서 일하는 느낌이랄까요"라고 답했다.

광저우시는 광저우 도서관 건립을 위해 철도 건설비의 일부를 사용했다. 최종 승인된 사업비는 13억1400만위안으로 한화로 약 2280억원에 이른다. 책 '광저우 도서관, 기념비적 도서관'은 이에 대해 "수많은 시민들에게 미칠 영향을 감안한다면, 광저우 도서관 건립은 가장 효율적 투자"라고 밝혔다.

◆이용자, 창작자가 되다 = 미국 도서관의 키워드는 '도서관의 진화'다. 저자의 시선이 머문 곳 중 1곳은 파운틴데일 공공도서관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곳은 "이용자를 콘텐츠 소비자에서 창작자로 이끄는" 도서관이다. 2층에 마련된 청소년 전용 공간 보텍스(Vortex)에는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장서와 데스크톱 컴퓨터, 노트북, 멀티미디어 자료 등이 마련돼 있다. 청소년을 위한 공간임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공간과 분리, 설계했으며 창의성과 자유로움을 살려 내부를 꾸몄다.

지하에 있는 스튜디오 300도 주목받는 공간이다. 전문 소프트웨어를 갖춘 컴퓨터 랩에 방음시설이 완비된 오디오 녹음 부스, 조명 장비를 갖춘 비디오 녹화 스튜디오 등을 갖췄다. 도서관 회원증만 있다면 누구나 이곳에서 장비들을 마음껏 쓸 수 있다. 이용자들을 위해 스튜디오 300은 비디오 사진 애니메이션 오디오 등을 주제로 한 강의를 1달에 40여개 이상 개설한다. 한 이용자는 "스튜디오 300의 전문 직원들이 도와준 덕분이에요. 앞으로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서 더욱 도전적인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고 말한다.

◆시민의 서재를 만나다 = 저자는 교육 강국으로 알려진 핀란드의 공공도서관들도 둘러봤다. 2019년 세계도서관정보대회에서 올해의 도서관으로 선정된, 헬싱키 중앙도서관 오디도 그 중 하나다. 오디는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로 만들어졌다. 2019년 수상 당시, 관장은 "건축의 기초가 되는 2000개 이상의 아이디어가 시민들에게서 나온 것"이라면서 "시민들은 개관 즉시 오디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는 오디의 가장 큰 성공 요소"라고 말했다.

오디 내부에는 칸막이나 벽이 없으며 모든 연령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공간이 구성돼 있다.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놀고 책을 읽어줄 수 있는 어린이실 역시 벽으로 분리되지 않고 다른 공간과 이어져 있다. 또 2층에는 각종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다. 메이커스페이스, 음악과 영상 제작 스튜디오, 가상현실 방, 공유주방 등이 그것이다. 오디의 이용자들은 책 신문을 읽고 토론하고 강연을 듣는 동시에 3D 프린터와 같은 각종 최신 장비를 이용해 뭔가를 만들고 영상을 편집하며 요리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오디는 '시민의 서재'라 불린다. 모든 시민들은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도서관을 즐긴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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