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금태섭, 정치권 '전향' 시도

"지지 확장" "기존 지지 상실" 엇갈려

여의도 정치권에서 당적을 옮기는건 흔한 일이다. 2017년에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은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국민의당과 합쳐 바른미래당이 됐고 그 이후 새로운보수당을 거쳐 2020년 미래통합당으로 돌아왔다. 이 경우 불과 3년 사이에 새누리당→바른정당→ 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미래통합당으로 수차례 당적이 바뀌었지만 보수성향은 유지했다. 당적만 바뀌었을 뿐 자신의 정치적 성향은 그대로였다는 것이다. 안철수(사진 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사진 오른쪽) 전 민주당 의원의 경우는 다르다. 진보성향의 민주당에서 보수정치권 대표로 정치적 '전향'을 시도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대표가 진보성향 민주당 대표에서 보수성향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갈아탄 사례가 있지만, 요즘 정치권에서는 보기 드문 경우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보기힘든 사례가 된 '전향'이 성공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에서는 '전향 정치'에 기대를 품는 시각이 적잖다. '전향'한 인사를 보수 대표주자로 내세울 경우 보수표는 기본으로 챙기고, 중도와 반문까지 껴안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 TK 초선의원은 "국민의힘에 대한 비호감이 강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과반을 넘길 수 없다"며 "하지만 금 전 의원을 야권 단일후보로 내세운다면 보수표 뿐 아니라 중도층과 반문(반문재인)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국민의힘 밖에 머물고 있는 주자를 보수후보로 내세운다면 국민의힘은 지지하지 않지만, 문재인정부에 비판적인 반문표를 흡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전향 정치'가 확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적 '전향'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안 대표의 경우 진보에서 보수로 갈아타면서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던 20·30대와 호남의 지지를 상당수 잃었다"며 "금 전 의원도 친문을 비판하면서 젊은층의 호감을 얻었는데 (진보에서) 보수로 갈아타면서 지지층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적 '전향'을 하게되면 자신의 원래 지지층을 잃기 십상이라는 것.

엄 소장은 "안 대표나 금 전 의원이나 원래 지지층을 잃으면서 새로운 지지기반을 반문에서 찾으려하는데, 이것도 성공하기는 어렵다"며 3가지 이유를 들었다. △문 대통령이 소통 균형 탈권위 수평 연대 등 미래가치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 △국정 부정평가층을 대략 50%로 봤을 때 보수야권 지지층은 그중 일부이고 무당층이나 다른 야당지지층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점 △최근 선거기류로 볼 때 네거티브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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