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현대해상 철수 … 26일 삼성생명 제재심, 분리된 공간에서 화상으로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금융감독원이 종합검사를 원격으로 전환했다. 현장검사 인력을 최소화하고 별도의 공간에서 검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종합검사가 진행 중인 기업은행과 현대해상에 대해 현장검사반이 철수하고 서울 통의동의 금감원 연수원에 마련된 원격검사장에서 화상 등을 통해 검사가 진행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됨에 따라 대규모 인력이 동원되는 종합검사의 경우 현장검사를 최소화하기로 했다"며 "검사 기간이 다소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로 현장검사가 어려워지면서 서울 통의동 연수원에 별도의 검사장을 마련해 현장검사와 병행해 원격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원격검사의 경우 현장에서 진행되는 검사와 비교해 속도와 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격검사는 상대방(금융회사)의 상당한 협조가 있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며 "검찰이 원격으로 검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진행에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환매 중단된 디스커버리 펀드의 불완전판매에 초점을 맞춰 강도 높은 검사가 예정돼 있지만 금감원은 종합검사 착수 1주일 만에 현장에서 철수하게 됐다.

하나은행 종합검사는 대부분 마무리됐다. 계획보다 1주일 연장해 진행됐지만 부실펀드 판매와 관련해서 일부 현장검사 인력만 남아있어서 검사를 마무리하는 데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금감원 제재심도 한 장소에 다수 인원이 모여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제재심은 금감원 검사국과 제재대상자(금융회사 등)가 쟁점에 대해 공방을 벌이는 대심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렵다. 금감원은 검사국과 제재대상자의 공간을 분리해 금감원 내부의 다른 공간에서 화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심의위원들도 별도의 공간에서 양측의 주장을 듣고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안 문제로 인해 금감원 건물 내부에서 제재심을 진행해야 하지만 공간을 분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열리는 삼성생명 제재심이 첫 사례가 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요양병원 암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혐의와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혐의로 삼성생명에 대해 중징계를 사전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라임 펀드 판매사인 은행들에 대한 제재 결정은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해 검사의견서를 발부했고 은행측으로부터 소명자료를 받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법률검토를 벌이고 검사국과 제재심의국과의 자체심의를 진행하는 등 절차를 거치면 올해 안에 제재안건을 심의위원회에 상정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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