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ancel

내일신문

금융당국 '공매도 재개' 원칙론, 금지 재연장 가능성 열어놔

여당 의원들 "재개 안돼"

당국 "위원 9인 의결사항"

4월 불법공매도 처벌강화

등록 : 2021-01-13 11:36:58

공매도 재개 여부가 주식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예정대로 3월 재개 입장을 밝혔지만 금지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11일 발송된 문자메시지 내용이 금융당국의 공식 입장"이라고 재차 밝혔다. 금융위는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는 3월 15일 종료될 예정"이라며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 개선을 마무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매도 금지 여론이 거세지면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금융위,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 개최 |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다만 금융위는 12일 "참고로 공매도 재개문제는 9인으로 구성된 금융위원회 의결사항"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전체회의는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뿐만 아니라 기재부 차관, 금감원장, 예보 사장, 한국은행 부총재와 외부인사 3명이 포함돼 있다. 다시 말해 공매도 재개 여부를 금융당국이 일방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매도 재개 여부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면서 예정대로 일정을 추진하겠다는 원칙론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원칙 이외의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매도(무차입공매도)하거나 다른 투자자로부터 빌린 주식을 매도(차입공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무차입 공매도는 대다수 국가에서 불법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처벌을 받는다.

주식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제도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수 있고 그 피해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공매도 재개를 반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공매도를 금지했고, 한차례 연장을 통해 올해 3월 15일까지 기간을 늘렸다. 금융당국은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공매도의 경우 근절해야 하지만 차입 공매도는 주식시장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위해 대부분 국가에서 허용하고 있는 제도여서 우리나라에서만 금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불법공매도 차단 못한 채 재개 안돼"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매도 재개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불법공매도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도를 재개하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금융위는 제도적 보완으로 충분하다고 하지만 지난 법안심사 과정에서 누락된 '공매도 금지사유'도 많고, 공매도 금지 기간임에도 외국인투자자들에 의한 수만 건의 불법공매도 의심사례가 확인됐다"며 "처벌은 강화했지만, 차단에서는 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전에도 불법공매도를 차단하기 위한 많은 제도적 장치가 발표되었지만 결국 불법공매도를 근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구멍 난 불공정한 제도, 부실한 금융당국의 대처로 피눈물 흘리는 것은 다름 아닌 개미투자자들, 바로 우리 국민들"이라며 "불공정과 제도적 부실함을 바로잡지 못한 채로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제가 관심을 갖고 원칙으로 삼고자 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의 공정"이라며 "공정을 이야기했는데, 금융위는 '행정'으로 동문서답을 했다. 예고된 일정을 고수하겠다는 '달력행정'이 아니라 '책임행정'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동학개미들이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투자하고 있다"며 "공매도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상태로 재개된다면 시장의 혼란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 시행령 마련 = 금융위원회는 불법공매도 처벌을 강화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오는 4월 6일 시행됨에 따라 13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무차입공매도 등 불법공매도에 대해 그동안 금융당국이 과태료만 부과했지만 개정 법률에 따라 앞으로는 과징금을 통한 부당이득 환수과 함께 징역 또는 벌금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과징금은 위법한 공매도 주문금액 범위 내에서 부과되고, 형사처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금융위는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불법공매도 위반행위에 대해 공매도 주문금액과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과징금 부과금액은 감독규정에서 정하는 부과비율을 고려해 산출된다.

개정 법률은 또 상장법인이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이후 해당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 한 경우 증자참여를 제한했다.

금융위는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유상증자 계획이 공시된 다음 날부터 발행가격 산정을 위한 대상 거래기간의 마지막날까지 공매도 한 경우 증자참여를 제한하기로 했다.

차입공매도의 경우에는 대차거래정보를 5년간 보관하도록 했으며 사후조작이 불가능하도록 전자정보처리장치를 통한 보관만 허용하도록 했다. 대차거래정보 보관·제출 의무 위반시 과태료 부과 기준금액을 법인은 6000만원, 법인이 아닌 자는 3000만원으로 시행령 개정안에 명시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twitter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