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중도확장성 장점 … 보수인사 만나 보수층에 '손짓'

오세훈, 시장 재선이 자산 … 2011년 책임론 의식 '선공후사'

나경원, 투사로 보수층에 어필 … '따뜻한 엄마'로 약점 보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범보수 주자만 두자리 숫자를 넘어섰다.

김선동 이종구 이혜훈 조은희 박춘희 김근식 김정기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이상 국민의힘 소속)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그들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빅3로 꼽힌다. 다른 경쟁자들이 역전극을 펼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와 정치권 분석은 빅3라는 분석에 맞닿아있다.

빅3는 자신의 '강점'은 살리면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3개월 레이스에 돌입한 모습이다.

안 대표는 2011년 청춘콘서트와 함께 청년의 멘토로 떠오르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유권자들 사이에서 소위 '안철수 현상'이 일어날만큼 안 대표에 대한 기대는 상당했다.

안 대표는 중도정치, 제3의 정치, 극중주의로 화답했다. 진보와 보수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확장성이 그만의 강점으로 자리잡게 된 배경이다. 그가 주도한 국민의당이 2016년 20대 총선에서 거대여야에 맞서 51석을 얻은 것은 안 대표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으로 꼽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하지만 안 대표는 진보와 보수 양쪽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특히 범보수 후보로 나서면서 보수층과의 거리감은 무시 못할 약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안 대표도 보수층과의 거리좁히기에 안간힘이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10일) 홍준표 무소속 의원(1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12일) 등 보수인사들을 잇따라 만난데 이어 11일 북한군에 사살된 공무원 유가족을 만났다.

안 대표의 입당 거부로 인해 사실상 시장 도전이 확정된 오 전 서울시장은 깨끗한 이미지로 정치를 시작해 재선 서울시장을 지낸 게 강점으로 꼽힌다.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의 재선 경력은 무시 못할 대목임이 분명하다.

다만 오 전 서울시장은 2011년 무상급식 투표에 시장 진퇴를 걸었고 그 때문에 '박원순 시대'가 열렸다는 건 원죄로 꼽힌다. 보수층에서는 오 전 서울시장의 잘못된 선택이 '박원순 시대'를 낳은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판이 적잖다. 물론 오 전 서울시장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선공후사의 노력을 해왔다. 당선 가능성이 낮은 걸 알면서도 2019년 2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흥행을 도왔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서울시장 출마를 양보하겠다"며 보수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 전 원내대표는 정치권에서 아직 소수인 여성정치인으로 국회의원 4선과 제1야당 원내대표라는 굵직한 경력을 쌓아왔다. 특유의 강단과 강력한 투사 이미지로 보수층 지지가 탄탄한 편이다. 13일 출마선언을 하면서도 "문재인정권의 실정과 오만에 가장 앞장서서 맞서 싸운 소신의 정치인" "정권과 민주당의 무차별적인 공격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았다" "정권심판의 적임자"라며 보수정서에 호소했다.

다만 금수저와 엄친딸 이미지는 대중정치인으로서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원내대표 시절 여권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형성된 투사 이미지도 중도층에게는 비호감을 일으킬 수 있다. 나 전 원내대표도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가족과 함께 출연해 '따뜻한 엄마, 따뜻한 아내' 이미지로 변신하는데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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