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부터 상원탄핵심판

이탈 적어 무산 가능성

백악관과 연방 상하원을 동시 장악해 독주시대를 연 민주당이 퇴임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강행하고 나섰지만 공화당의 이탈이 적어 무죄평결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끄는 연방하원은 25일(현지시간) 지난 13일 하원에서 가결한 트럼프 탄핵소추안을 공식으로 연방상원에 송부했다.

4년 임기 끝내고 백악관 떠나는 트럼프 미 대통령 부부 | 퇴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0일(현지시간) 지난 4년간 생활해온 백악관을 나서 사우스론에 대기하고 있는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으로 향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메릴랜드 출신 민주당의 제이미 라스킨 하원의원 등 탄핵소추위원들은 이날 저녁 연방의사당 내 하원 건물에서 상원 건물로 걸어가 상원 본회의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연방 의사당을 점거하고 난입해 정치폭력을 휘두른 반란행위를 선동했다"며 반란선동 혐의로 탄핵소추 됐음을 낭독했다.

이로써 연방하원에서 지난 13일 공화당 하원의원 10명을 포함해 찬성 232대 반대 197표로 가결했던 트럼프 탄핵소추안이 12일 만에 연방상원에 공식으로 송부됐으며 탄핵재판 절차가 개시됐다.

다만 민주, 공화 양당 지도부 합의로 트럼프 상원 탄핵심판은 2주일 연기돼 2월 9일부터 시작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탄핵재판은 1차 때의 21일보다 짧은 열흘 내지 2주 만에 끝내고 유무죄 평결을 결정하는 표결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공화당 상원지도부까지 트럼프 탄핵에 찬성할 뜻을 시사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역사상 최초로 최종 유죄평결로 탄핵되는 오명까지 쓸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시간이 갈수록 탄핵을 지지하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늘지 않아 1차 때와 같이 무죄평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상원탄핵재판에서 최종 유죄평결을 내리려면 67명이 지지해야 하므로 민주당 상원의원 50명 전원에다가 공화당 상원의원 17명이 가세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4명에 그치고 있다.

미치 매코널 상원대표 등 공화당 상원 지도부가 찬성할 경우 탄핵지지파가 10명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계산됐으나 지도부의 한사람인 존 카닌 상원의원이 탄핵반대를 분명히 하고 나섰고 매코널 상원대표도 찬성할 경우 당대표 자리에서 쫓겨날 것으로 경고받아 실제로는 찬성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2월 중순 상원의 탄핵재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평결을 내리는 상원의원들은 67명에 크게 미달해 무죄평결로 막을 내리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 최고지도부는 퇴임한 트럼프 전대통령이 2024년 대선 등 공직에 재출마하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하기 위해 상원 탄핵심판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나 무죄평결이 나올 경우 공직 출마금지 결의안을 채택할 수 없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할 것으로 지적된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