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교수님~ 이제 더는 못 버티겠네요. 꽃농사 그만둬야할 것 같아요.’ 얼마 전 화훼농가를 하고 있는 한 지인이 한 얘기다. 40여년 전 부친께서 시작하신 꽃농사를 대를 이어 하고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로 너무 힘들어서 결국은 며칠 전 꽃농사 짓던 땅을 팔기로 하셨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평생을 바쳐온 일을 그만둘까하는 생각과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다른 업종처럼 화훼농가도 코로나 위기로 작년 한해 많이 힘들었지만 졸업시즌인 1월과 2월은 화훼소비의 최대 성수기이기 때문에 그동안 참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좀처럼 잦아들 줄 모르는 코로나19로 결혼식이나 장례식은 조촐하게 치러지고, 졸업식은 비대면으로 하거나 학생들만 참석하는 간소한 졸업식으로 대체되어 화훼농가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서울 양재동 aT화훼공판장의 지난 1월 15일 기준 전체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8.9%나 감소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자식처럼 소중하게 키워온 꽃밭을 그냥 엎어버리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다. 힘들게 수확해서 판매를 하더라도 가격이 너무 낮아 인건비도 회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무실과 집에 꽃 화분 하나씩 둔다면

이렇게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위해 우리는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먼저, 사무실 책상 위에 작은 꽃 화분 하나씩 올려놓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2014년 영국 카디프대학, 호주 퀸즐랜드대학이 오랜 기간 동안 조사해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업무공간에 적당량의 꽃이나 나무가 있으면 직원들의 행복감이 증진될 뿐 아니라, 업무 생산성도 최대 15% 증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꽃의 위력을 경험해보면 좋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 안에서만 지내다보니 우울증이 많이 늘었다. 반려동물을 통해 사람들이 위로를 받는 것처럼 코로나우울증 치료제 용도로 반려식물을 키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물을 곁에 두고 가꾸면서 눈으로 보고, 향기를 맡으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지친 마음에 큰 행복과 위안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1사1촌 자매결연을 통해 지역농산물을 팔아주는 것처럼 기업체나 지자체에서 지역 내 화훼농가의 꽃 소비 촉진을 위해 도움을 주는 방법도 있다. 기념품이나 고객 사은품으로 주로 공산품을 제공하는데 이를 꽃바구니나 꽃다발로 대체하면 산뜻하고 신선한 선물이 될 것이다. 또한 회의실이나 계단 또는 로비공간에 계절에 맞춰 다양한 꽃으로 장식을 해 놓으면 직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과 행복감을 선물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차원의 지원도 중요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꽃을 사치품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공익광고나 각종 캠페인을 통해 꽃은 사치품이 아니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즉, 꽃은 특별한 날에만 사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소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정부 차원의 각종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꽃이 사치품이 아니라는 인식 전환을

특별한 날의 꽃도 의미가 있지만, 평범한 날의 일상 속 꽃도 기쁨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작은 기쁨들이 모이면 화훼농가에게는 커다란 웃음꽃으로 이어 질 수 있다. 오늘이 비록 어떤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오늘 퇴근길에는 꽃 한다발 사서 가족들에게 뜻밖의 행복과 기쁨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