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업 -16%·도소매업 -6% 최악, 금융보험업은 +8% … 부동산·정보통신도 소폭 상승

지난해 산업별 GDP 분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난해 산업과 업종별 성장률 희비를 갈랐다. 일부 업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예년에 비해 더 성장한 데 반해, 다수의 산업과 업종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른바 'K자형 양극화'를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금융보험업은 유일하게 전년도에 비해 성장세가 두드러져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은 2019년에 비해 8%대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발표한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금융보험업은 지난해 111조7721억원(2015년 연쇄가격 기준)의 부가가치 생산액으로 전년도(103조3862억)에 비해 8.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업의 지난해 성적은 다른 산업과 업종을 압도한다. 실제로 금융업은 2019년에 전년보다 4.4% 성장했는데 지난해는 이 보다 더 성장했다. 한국은행이 국내총생산 통계를 발표하면서 경제활동별 부가가치 생산액과 증감률 등을 내놓는 14개 산업 및 업종 가운데 유일하다. 이처럼 금융보험업이 압도적인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지난해 주식시장의 활성화와 대출 증가세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서점가에도 밀어닥친 주식투자 열풍 | 새해들어서도 주식투자에 대한 열풍이 거센 가운데 서점가에도 관련 서적의 판매가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의 한 대형 서점에 주식투자 관련 서적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보험업은 금융중개활동을 통한 예대마진과 주식거래 수수료, 카드수수료 등의 수익이 부가가치 생산액에 포함된다"면서 "지난해 기업과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주식거래가 급증하면서 관련 금융회사의 수익이 그 만큼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까지 주요 금융회사의 실적은 전년도 추세와 비슷하거나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예대마진율이 일부 떨어지면서 소폭 하락한 경우도 있지만, 증권사의 경우 주식시장의 유례없는 활황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에서는 곧 발표할 4분기를 포함한 지난해 실적은 주요 금융지주사와 개별 금융회사 모두 전년도 실적을 크게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다른 업종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가장 타격이 큰 부문은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으로 지난해 34조8085억원에 그쳐 전년도(41조7091억원)에 비해 16.5%가 줄었다.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의 침체는 무관중 프로스포츠 경기와 각종 문화공연 등이 취소 또는 단축되면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는 평가다. 운수업종도 해외여행의 전면 중단 등으로 지난해 52조7899억원에 그쳐 2019년(62조7469억원)에 비해 무려 15.9%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영업중단과 단축을 반복한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은 164조3482억원으로 전년도(174조4199억)에 비해 5.8% 줄었다.

우리산업의 가장 큰 버팀목인 제조업은 그나마 선방했다. 제조업은 지난해 총 484조9238억원으로 2019년(489조6128억원)에 비해 1.0%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반기 이후 반도체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의 수출 등이 살아나면서 감소폭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국제 공급망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등 제조업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하반기 들어 상당히 만회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해 집값 폭등과 비대면 활동의 활성화로 부동산업과 정보통신업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은 전년 대비 1.5%, 정보통신업은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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