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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4.7 보궐선거 앞 쟁점 진단 | ④ 이명박정부 국정원 불법사찰]

여당, '박형준' 겨냥 … 3월 중순부터 무더기 정보공개 예상

국정원, 불법사찰 자료 정무수석실 전달 확인

여당, 자료공개·정보공개청구 투트랙 공략

야당 "선택적 청산, 국정원의 신종 정치개입"

등록 : 2021-02-23 11:14:36

이명박정부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여당은 4.7 재보궐선거와의 관련성에 선을 그으면서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뛰고 있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관여 가능성을 공략했다. 선거 직전인 3월 중순부터 여당에서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한 확보한 국정원 자료를 무더기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의 관여를 명시적으로 보여주지 않더라도 '사실상 관여'쪽으로 여론을 잡아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야당에서는 '정치적 개입'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 22일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출석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21일 국회 정보위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은 불법사찰 내용이 이명박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도 전달됐다고 확인했다. 정보위 회의 이후 브리핑을 통해 김병기 여당 간사는 "박(형준) 전 수석에 대한 얘기를 구체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국정원 생산보고서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정무수석실 국무총리실로 배포된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고 했다. 하태경 야당 간사는 "박 (전)수석이 불법사찰정보를 직접 보고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배포처에는 정무수석실이 기재된 게 있다"고 했다. 국정원에서 정무수석실에 배포했다는 얘기는 박 후보(전 수석)가 이를 보거나 활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박 후보는 2009년 9월~2010년 7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했다. 2011년 1~12월까지는 청와대 사회특별보좌관이었다. 국정원은 2009년 12월 16일 민정수석실에서 작성한 '정치인 등 주요인사 신상자료 관리협조'라는 제목의 문건을 김승환 전북교육감에게 공개한 바 있다. 이 문건에는 '검찰, 국세청, 경찰 자료를 국정원에 지원하면 국정원이 이를 DB화해 자료를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민정수석실에서 신상자료를 요청할 경우 보고서 형태로 바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국정원은 정치인, 민간인 사찰을 직무범위를 이탈한 불법 정보로 규정했다.

◆국정원 자료 더 나오나 = 여당은 투트랙으로 국정원의 불법사찰 자료를 확보할 생각이다.

먼저 국정원에 정보제공을 독촉하는 방식이다. 여당 정보위원들이 국정원에 구체적으로 제공할 정보목록을 제시했다. △2009년 12월 16일 작성한 민정수석실의 정치인 등 주요인사 신상자료 관리협조요청보고서와 이와 관련한 BH(청와대) 보고서 일체 △사찰성 보고서 수집·배포한 조직 관련 사안 일체(기간은 2009년 12월16일이후 전 기간), 공식조직일 경우 직제표상 소속 및 임무, 비공식조직일 경우 조직활동계획서 등 비공식 조직 운영 관련 사안 일체 △조직운영보고서 관련 일체, 연도별 생산보고(내역), 만약 문서파기했다면 파기한 이유 △2009년12월16일 이후 직무 사찰대상자 수와 사찰방법 활동내역 △사찰정보의 청와대 보고건수 및 보고서 △2009년 12월16일 이후 18대 19대 국회의원 기간 재직한 광역 및 지방의회 의원 신상자료 있을 경우 명단 및 목록일체 △기타 국정원에서 직무범위 넘어 수집한 목록 일체 등이다. 김 간사는 "구체적으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자료를 찾아서 성실하게 모두 제공하겠다는 답변을 했다"며 "국정원에서 적극 소명의지가 있는지 확인하면서 추가 (정보)위원회 개최한다든지해서 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보다 훨씬 강화된 조직이 출범해서 종합적으로 자료지원체계 파악, 진상조사하겠다고 했다"며 "성과 나오는 대로 보고하겠다 이렇게 답변했다"고도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국회 정보위를 중심으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며 "사찰조직, 명단, 청와대 보고 등 국정원은 성실하게 문서를 제출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의원들의 정보공개 청구 이어질 듯 = 정보위의 자료제공 요청과 별도로 진보진영 의원들의 개별 정보공개청구도 이어질 전망이다. 개인이 정보공개 청구를 하면 20일 이내에 제공해야 한다. 이정희 전 의원, 진선미 의원이 정보공개를 해놓은 상태다. 이달말부터 정보공개를 시작하면 3월 중순부터는 확보한 정보 중 예민한 부분들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한 대응방안은 오는 24일 의원총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강행이 여당의 부산 표심을 잡기 위한 강력한 행보라면 MB정부 불법사찰정보 공개는 강력한 야당 후보인 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읽힌다. 앞으로 공개될 불법사찰 정보의 내용에 따라 박 후보에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김 원내대표는 "MB청와대와 총리실이 어떤 목적에서 불법사찰 문건을 보고받았는지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며 "사찰문건의 배포처로 확인된 만큼 박형준 당시 정무수석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보고받은 사찰문건의 내용 목적 역할을 분명히 소명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은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하 간사는 "최근 박형준 (전)정무수석이 불법 정보사찰에 관여돼 있느냐는(논란이 있는데 국정원은) 관여돼 있다는 근거는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공식 답변이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간사는 "확인하지 못했다가 아니라 정확히 말해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수정했다. 야당에서는 박 후보와의 연관성을 끊으려 했고 여당은 연관 가능성을 유지하려 했다.

또 야당은 국정원이 민감한 시기에 불법정보를 유출했다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추가적인 정보공개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야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선택적 청산하려 하면서 국정원이 신종 정치에 개입하려한다는 문제의식을 강하게 느낀다"며 "MB정부 사찰문제는 국정원이 선제적으로 정치쟁점화했다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정보공개청구를 정보위에서 할 때도 총론이 여야간에 먼저 확인돼야 한다는 원칙하에서 해야 한다"며 "건건이 공개되기 시작하면 선택적으로 정치적 활용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여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국회의원,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종교계, 문화계 등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정보가 공개될 경우 선거 막판에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67

한편 지난 19일엔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으로부터 민간인 불법 사찰 피해를 입은 명진 스님이 "2009년 9월 박형준 전 수석과 자승 전 원장이 만난다. 그렇게 해서 그해 11월 자승과 안상수 전 의원(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이 만나서 '좌파 주지 그냥 두면 되겠느냐, 저거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 이야기를 했을 때 박 전 수석이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다"고 했다.

["4.7 재보선 앞 쟁점 진단"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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