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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세입 많아 돈 살포" "돈 아닌 의지 문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놓고

이재명-이철우 지사 논쟁

'빚잔치' 이어 형평성 논란

등록 : 2021-02-23 11:01:11

경기도가 전 도민에게 10만원씩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을 두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철우 경북지사측이 22일 설전을 벌였다. 재난기본소득 재원조달방안을 놓고 '빚잔치'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데 이어 이번엔 세입 많은 경기도가 비수도권 지역에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철우 경북지사께서 얼마 전 '경기도가 세입이 많아 1인당 10만원씩 재난소득을 살포해 지방에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하니 재정 형편이 나쁜 비수도권에는 국고로 재난소득을 지급해 균형을 맞춰 달라'고 요구했는데 재난기본소득은 돈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밝혔다. 재난기본소득(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지급하고 안하고는 예산 상황보다 단체장의 철학과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22일 오후 경기도청 신관 2층 상황실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엄태준 이천시장, 최만식·김인영 경기도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천시 남부권 복합문화스포츠센터 건립 협약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 경기도 제공


이 지사는 그 근거로 경북도와 경기도의 1인당 예산규모, 재정자립도가 낮은 포천 등 타 지자체의 재난기본소득 지급사례 등을 들었다. 올해 경북도의 1인당 예산은 395만원으로 경기도(209만1000원)의 두배에 가깝고 중앙정부의 지원도 세수가 많은 경기도보다 많이 받는다. 이 지사는 "중앙정부는 지방의 필요경비 기준을 정한 후 부족분을 지원해 채워주기 때문에 지방이 가난하다고 지방정부 살림까지 가난한 건 아니다"며 "주민 1인당 10만원을 만들려면 경기도는 1인당 예산의 5%를 절감해야 하지만 경북은 2.5%만 절감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천 포천 등 수십 곳의 지원 사례를 보면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나 선별·보편 선택은 예산 규모나 재정자립도 문제가 아닌 주민 의사와 단체장 결단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선별 현금 지원이 나은지 지역화폐 보편지원이 나은지는 이후 통계와 역사, 주민이 판단하겠지만 경기도나 다른 지방정부가 예산에 여유가 있어 보편 지원에 나선 게 아님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북도는 "경북도를 비롯 모든 비수도권 지자체는 재정부족에 직면해 있고 비수도권과 달리 재정투입 우선 순위도 다를 수 밖에 없어 재난기본소득지급에 대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며 "기본적으로 돈이 있어야 의지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직접 나서 해명이나 반박은 하지 않았지만 경북도 고위 관계자는 "실례로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 덕분에 취득세가 1조6000억원이 늘어난 반면 경북도는 고작 950억원밖에 증가하지 않았다"며 "경기도는 지난해 급증한 세입 덕분에 재난기본소득으로 1조4000억원을 지급할 수 있었으며 경기도의 재정상황이 좋은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이 또한 경기도의 노력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재명 지사의 주장처럼 단순히 인구 대비 예산을 따지면 경북도가 1인당 395만원으로 경기도보다 많을 수 있지만 예산의 상당부분이 기본적으로 부족한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고령화에 따른 고정된 복지비에 더 많이 투입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어려움을 안고 있어 예산운용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도의 재정상황이 좋은 것은 상대적으로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회간접자본 확충수요가 적은 반면 수도권에 집중되는 산업과 인구 때문에 세입은 지방보다 많은데 모든 게 부족한 비수도권의 지방자치단체와 동일한 잣대로 재단해 마치 비수도권의 주민의사와 단체장의 결단의 문제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지역형평성 논란에 앞서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의 재원조달 문제를 놓고 '빚잔치' '포퓰리즘' 논쟁도 일었다. 지난해 1차와 이번 2차 재난기본소득에 소요된 2조7677억원의 재원을 지역개발기금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재난관리기금 등에서 활용했는데 이 돈도 결국 상환해야 할 빚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역개발기금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을 갚기 위해 14년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결국 청년들에게 빚을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지방채 발행 없이 현 예산을 조정해 지원한다면 주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다음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도 아니다"며 "세금 내는 주권자에게 소득과 매출을 지원하고 수요부족 시대에 소비촉진으로 경제를 살리는 재정지출이 포퓰리즘이라 선동해도 주권자들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태영 최세호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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