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정농단 이후 5년째 민주당에 뒤져

'조국·부동산 사태' 당시 근접했지만 역부족

이명박·박근혜세력 낙인, 지지율 상승 한계

제1야당 국민의힘이 '만년 2위'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민주당에게 지지율 1위를 넘겨준 이후 5년째 2위에 머물러 있다. 민주당이 국정에 실패해 그 반사이익을 얻을 때는 바짝 근접했지만 이내 다시 벌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원내회의 발언하는 주호영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운데)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반사이익 얻을 때만 추격 = 국민의힘이 '만년 2위 정당'으로 전락한 것은 2016년 10월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자 2016년 10월 넷째주 조사(한국갤럽, 2016년 10월 25∼27일, 1033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박근혜정부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29%)이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26%)을 앞섰다. 이후 박근혜 탄핵을 거치면서 양당간 격차는 커져만 갔다. 탄핵 직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한자리 수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민주당 1위-국민의힘 2위 구도는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은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단 한번도 민주당을 앞서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참패했다.


물론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바짝 쫓는 장면도 몇 번 연출됐다. 2019년 10월 '조국 사태' 당시 민주당 36%,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27%로 9%p 차까지 좁혀졌다. 지난해 8월 '부동산 대란'이 터졌을 때는 양당간 격차가 6%p까지 줄기도 했다. 문재인정부발 악재가 발생하면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이 상승하면서 격차가 좁혀지는 현상이 벌어진 것. 국민의힘이 선전하는건 문재인정부발 악재의 반사이익을 얻을 때 뿐이라는 얘기다.

결국 문재인정부발 악재가 약화되거나 해소되면 양당간 격차는 원래대로 돌아가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부동산 대란' 당시 6%p까지 좁혀졌던 양당간 격차는 최근 조사(2월 16∼18일, 1000명)에서는 17%p로 다시 벌어졌다.

◆"인물·정책·이념 다 바꿔야" = 국민의힘은 왜 '만년 2위 정당'으로 전락한걸까.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유권자 눈에 국민의힘은 여전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떠오르게 하는 세력"이라며 "국민의힘이 과거를 상징하는 세력에 머물기 때문에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수차례 당명만 바꿨을 뿐 여전히 과거세력(이명박·박근혜)과 단절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국민의힘에게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최소한 육박하거나 앞서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제1야당 지지율이 여당에 크게 뒤쳐진 상황에서 '후보 경쟁력'만으로 여당후보를 제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려면 자력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엄 소장은 "과거를 상징하는 인물과 정책, 이념과 철저히 단절하고 전부 바꾸지 않으면 자력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건 어려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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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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