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전기 · 수소차 100% 전환

내일신문 국내기업 첫 설문조사 실시

충전소 적합지로 주유소 선호도 높아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K-EV100)에 대한 기업들의 참여의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충전인프라 부족 등 현실의 벽 역시 높았다. K-EV100이란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2030년까지 보유차량 100%를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전환하는 캠페인이다. 해외 100여개 기업들이 참여 중인 글로벌 EV100을 벤치마킹한 제도다.

내일신문은 2일부터 19일까지 국내 35곳 기업들을 대상으로 ‘K-EV100 도입 계획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중 27곳(77.1%)이 K-EV100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호소했다.

그렇다면 기업들이 선호하는 충전소 설치 장소는 어디일까? 본인 사업장(44.9%)을 제외하면 압도적으로 주유소(40.8%) 선호도가 높았다. 경기연구원의 ‘경기도 전기차 충전시설 적정 설치기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역시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소 설치 지역으로 활용했다. 일본 오키나와현의 경우 중앙정부와는 별도로 추가적으로 충전인프라 구축을 지원했다. 오키나와현 전역에서 전기차 사용이 가능한 충전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24시간 교통량에 따라 10~30km 간격으로 정비 계획을 세웠으며 설치 예상 시설 중 하나로 주유소가 선정됐다.

우리나라도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지는 꽤 됐다. 지난해 10월에는 정부 부처 합동으로 ‘미래자동차 확산 및 시장선점 전략’을 발표하면서 주유소 내 충전기 설치 등 복합주유소(하이브리드 스테이션)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대대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주유소 사업자들의 수익성 확보다. 공공과 민간의 경쟁 체계와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칭 등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주유소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확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본의 경우 최대 정유 업체 에네오스가 내년 봄부터 시내주유소에서 연료전지차에 수소를 충전할 수 있게 했다. 일단 가나가와·아이치현 주유소 2곳에서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에네오스의 주유소는 일본 내 1만3000여개에 달해 수소 충전 인프라 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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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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