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온택트(비대면 연결) 패러다임의 도래와 함께 모빌리티 역시 이동수단(Vehicle)에서 데이터를 생성하는 거대 집약체로 의미가 확대되는 등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의 창시자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는 “데이터는 정보가 아니고, 정보는 지식이 아니며, 지식은 이해가 아니고, 이해는 지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업이 가진 데이터를 정보 이상의 지혜로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창의적 활용이 데이터를 지혜로 바꿔

필자는 크게 두가지 과제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물리적인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 첫번째다. 너무 당연한 전제이지만 아직도 첫번째 관문에 대한 의사결정을 완성하지 못한 기업이 더 많다. 목표로 하는 비즈니스의 성과, 비용과 인력 등 사업전략에 대한 판단과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고려할 것이 많고 빠른 시간에 성과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아서일 것이다.

두번째는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업문화와 역량을 지속 개발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과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는 길목에서의 가장 큰 허들이 변화 수용에 대한 기업 내 거부감과 데이터를 읽고 쓰고 활용하는 전문역량 부족이었다.

빅데이터를 보유한 전세계 유수 기업들의 고민은 이제 마스터 데이터 구축이나 알고리즘 개발 단계를 넘어, 어떻게 하면 데이터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가 있었다. 필자가 해외 빅데이터 전문 서밋에 참석했을 때 느꼈던 바다.

지난해 이노션 데이터커맨드센터에서는 광고 영상 데이터 3만여건을 분석해 분야별 광고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요인을 파악하고 크리에이티브에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적용한 사례가 있다.

광고 산업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DMP(광고 타깃 정교화와 효율을 위해 대량의 데이터들을 수집·분류·관리하는 플랫폼)를 가지는 것이 목표였고, 디지털 광고 전문성이 퍼포먼스 마케팅과 동일시되기도 했다.

지금은 데이터에서 영감을 얻는 시대

초개인화 시대 광고 리타겟팅을 보다 정교화하고 고객을 전방위로 분석할 수 있게 된 환경 변화 자체는 의의가 크다. 하지만 광고 노출과 비용 효율화 관점에서의 발전이 소비자의 광고 피로도를 증가시키고 광고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조사 자료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를 먼저 경험한 해외 마케팅업계는 개인정보 보호와 함께 광고 효율성을 쫓다가 놓친 광고효과 측면을 다시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데이터를 개인화 마케팅, 리타겟팅의 수단으로만 보지 않고 데이터를 통해 효과적인 소통방법을 찾고, 크리에이티브에 더욱 영감을 줄 수 있는 분석 방향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랫동안 기억되는 기업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광고와 브랜드 효과를 유지할지 광고커뮤니케이션의 본질로 돌아가 데이터 활용을 다시 고민해볼 때다.

데이터 분석은 결국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에 맞는 창의적인 전략을 모색할 때 데이터가 지혜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 광고 마케팅은 Data-driven이 아니라 Data-inspiration(영감)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