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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회사채 기후위험 평가 강화해야"

'석탄금융' 회사채 투자 여전 … 탈석탄 선언만으로 실효성 없어

등록 : 2021-02-24 10:58:05

전세계의 '탈탄소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석탄산업 퇴출압력이 거세지고 있지만 석탄금융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회사채 투자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신용평가에서도 기후위험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회사채 통한 석탄금융 60조원 = 기후솔루션과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 금융분과가 23일 공동 주최한 '자본시장과 탄소중립 시대' 세미나에서는 한국금융기관들의 탈석탄 선언이 확산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의 석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우리나라 162개 금융기관이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사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 보험, 회사채 등을 통해 제공한 금액은 59조5141억원에 달한다. 이 중 회사채 인수를 통한 금액은 25조3215억원이 넘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금융기관의 탈석탄 선언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석탄발전사업에 대한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아야 한다"며 "그런데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음에도 석탄화력발전사업 회사채 발행의 주관사로 나서고 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주제발표를 맡은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삼척블루파워 등 민간 석탄화력발전회사가 발행한 회사채가 높은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점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윤 변호사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산업은 전체 사업비에서 부족한 16%를 채권을 발행해 조달했는데 문제는 사업성이 하락할 우려가 있어 2050년에는 현실적인 이용률이 10%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완공 후에도 기대하는 수익을 얻지 못해 정상적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평가사들은 삼척블루파워의 석탄채권의 신용등급을 평가에서 일제히 AA 혹은 AA- 등급을 부여했다. 고성그린파워와 강릉에코파워와 같은 민간석탄화력발전산업의 채권도 AA-등급을 받았다.

◆그린워싱 방지해야 = 녹색채권의 진정성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윤 변호사는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달 3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하면서 '이번 발행금액 전액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녹색채권 발행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는 대규모 발전 사업자에게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을 의무화한 제도로, 의무할당량을 이행하지 못했을 경우 민간사업자들로 부터 공급인증서를 사와서 의무이행을 대체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 화석연료발전은 그대로 진행하면서 신재생에너지공급에 힘쓰기 보다 의무할당량을 채우기에 급급한 모습이라는 비판이다.

이정용 환경부 녹색산업혁신과 과장은 "쏟아져 나오는 녹색채권 중 그린워싱이 우려 되는 채권이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며 "산하기관 금고, 운용사 선정시 탈석탄 선언 금융기관에 가점을 반영하는 등 녹색금융을 반영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용평가사 측은 향후 석탄발전산업의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을 밝혔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평가5실 실장은 "삼척블루파워에 높은 등급을 부여한 것은 정부가 비용을 보존해 주는 등 사업의 안정성을 높게 평가한 점 때문"이라며 "최근 최근 석탄발전에 대한 비우호적 분위기는 고려하고 있으며 만약 총괄 원가제 부분이 깨질 우려가 있으면 신용등급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기후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석유·가스 회사들의 신용등급을 대거 조정한다고 예고했다. 에너지 전환, 유가 등락, 미래 수익성에 관해 증가하는 위험을 반영하기 위해 엑손모빌, 쉘, 토탈 등 주요 석유·가스 기업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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