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한 교통대책에 차량기지 이전노선 포함

"위치·지하화 협의 가능"

정부가 24일 발표한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조성계획이 구로차량기지 이전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광명시흥 신도시 교통대책에 구로차량기지 이전노선을 포함한 제2경인선 철도망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24일 국토부와 광명시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2.4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로 광명시·시흥시 일원 1271만㎡(384만평)에 7만호 규모로 6번째 3기 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주택공급 규모로는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크다.

국토부는 광명시흥 신도시 교통대책으로 서울 도심까지 20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철도교통망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도시를 관통하는 '남북 도시철도'를 건설해 지하철 1·2·7호선과 신안산선, GTX-B, 예비타당성조사 중인 제2경인선(구로차량기지 이전노선 포함)과 환승·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사업지구 내를 관통하는 제2경인선 확정 시 역사를 설치하고 환승센터 등을 구축해 철도교통연결성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포털사이트 부동산스터디 카페에는 "국토부 발표내용에 구로차량기지 이전 내용이 명시됨으로써 (구로차량기지 이전이) 이제 공식화됐다"며 반기는 글들이 잇따랐다.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광명시와 주민들이 신도시 조성과 맞물려 신규 노선을 추가하는 조건으로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받아들 수 있지 않겠냐는 등의 반응이다. 택지조성으로 비용대비편익(B/C)이 커지면 차량기지 지하화나 위치변경 등 새로운 대안 제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도시 교통대책과 차량기지 이전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신의 한수'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반면 "광명시흥신도시 조성되면 인근 천왕차량기지도 옮겨야 할 판인데 광명으로 구로차량기지 이전은 어렵지 않겠냐" "광명은 반대, 인천은 이전 재조사 예타중단, 오늘 발표는 이전 … 혼란스럽다" 등 신도시 조성이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박승원 광명시장은 24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구로차량기지 현 위치 이전은 절대 반대하며 지역 간 상생차원에서 이전 위치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구로차량기지 이전과 관련해 국토부가 우리에게 지하화에 동의하느냐고 물어왔다"면서 "녹지축을 훼손하며 노온정수장에 인접한 현 위치는 안된다고 분명히 의사를 전했고 이 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 지하화한다면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제2경인선'이 광명시흥 신도시를 관통해 인천까지 연결될 경우, 신도시 내 다른 위치나 종착지인 인천 등으로 차량기지를 이전하되 지하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박승원 시장은 이날 광명시흥 신도시와 관련해 "공청회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 의견이 반영돼 신도시 개발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임병택 시흥시장도 이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현재 시흥시는 6개의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교통 인프라 및 기반시설 부족, 개발이익 관외 유출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며 "안정적인 주택공급과 동시에 부족한 기반시설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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