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석달만에 절반까지

한번 이상 접종 40%

접종 완료는 25% 도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최우선을 둔 코로나 사태 진화 작전에서 전국민 백신접종이 목표를 앞당겨 달성하는 가속도를 내면서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취임 석달을 맞은 18일(현지시간) 현재 미국에서는 2억6500만도스의 백신이 배포돼 78%인 2억587만번 접종됐다.

한번 이상 백신을 맞은 미국인들은 1억30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는 두번, 얀센은 한번으로 접종을 완료한 비율도 25%에 달하고 있다.

각 주별로 전국평균을 훨씬 웃도는 지역도 있고 뒤쳐지는 곳도 있다. 대체로 동북부와 서부, 민주당 우세지역에선 백신 접종률이 높은 반면 백신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남부지역의 백신 접종률은 낮은 편이다.

백신접종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뉴햄프셔로 한번 맞은 접종률은 무려 58%에 달하고 접종완료율은 28%에 달한다.

메인주가 49%와 32%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코네티컷과 매사추세츠가 48%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5위 뉴멕시코 47%, 6위 버몬트 46%, 7위 뉴저지 45%의 순이다.

캘리포니아, 뉴욕,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은 한번 이상 접종자가 42%로 공동 11위를 기록했다.

반면 백신 접종에서도 거부 또는 반대론이 강한 남부 지역들이 다소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는 한번 이상 37%, 접종완료 24%를 보이고 있고 텍사스는 한번 이상 35%, 접종완료 22%를 기록하고 있으며 조지아는 한번 이상 32%, 접종완료는 19%에 그치고 있다.

◆19일부터는 16세 이상 모든 성인 접종가능 =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석달에 맞춰 19일부터는 미 전역에서 16세 이상 모든 성인들이 원하면 누구나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그동안은 의료종사자, 노년층, 필수직종 종사자 등에 우선순위를 두었는 데, 자격제한을 없애고 희망자 누구나 예약 후 접종받게 한 것이다.

여기에 대규모로 집단 접종하는 매스 사이트들도 확장되고 있다. 또한 식료품점과 대형 소매점들에 개설돼 있어 집 근처에서 편리하게 접종받을 수 있는 약국 체인점들이 대폭 확대돼 독감백신처럼 빠르고 손쉽게 접종받을 수 있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인 4월 말까지 2억도스의 백신을 공급해 1억명 이상에게 접종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는데 이미 이를 앞당겨 취임 석달 만에 목표를 넘어섰다.

미국에서는 현재도 하루에 320만번이 접종되고 있는데 하루 400만번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집단면역의 출발선인 70% 접종이 6월 15일에는 이뤄질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추산하고 있다.

미국의 전국민 백신 접종 작전에서도 존슨앤존슨 계열사인 얀센 백신 접종이 전격 중지되는 등 일부 장애물에 부딪히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4차 확산으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백신 접종 가속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워진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규 감염자도 다시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얀센 백신접종 중단 등 일부 장애물 = 한번만 맞아도 되는 코로나 백신으로 미국의 전국민 백신 접종에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기대됐던 얀센 백신이 6명의 여성 접종자들에서 피가 응고되는 혈전 부작용이 발생하자 전격 사용중지됐다.

FDA(식품의약국)와 CDC는 공동 성명을 통해 존슨앤존슨 백신의 접종을 일시 중지시키기로 전격 결정하고 백악관과 각주정부들, 제약사와 미군, 약국 등에 통보했다.통보받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플로리다, 조지아, 버지니아, 매릴랜드 등 각주정부가 즉각 존슨앤존슨 백신 접종을 중단시켰다. 백신접종을 맡아온 각주의 보건당국과 약국 등은 존슨앤존슨 백신을 접종하도록 예약됐던 미국민들에게 이메일로 취소를 통보하고 가능해질 때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알렸다

한번만 맞아도 되는 얀센 백신은 현재까지 미국에서 700만명에게 접종됐으며 추가로 900만개가 전역에 배포돼 있다.

조사에 착수한 FDA와 CDC 전문가 자문위원회가 지난주 결론을 연기했는데 이르면 이번주 영구 중지냐, 아니면 접종 재개냐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예의주시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이번 사태는 매우 보기 드문 일로 얀센 백신이 다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100% 장담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얀센 백신접종 중단으로 다소 우려와 혼란을 겪고 있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접종 작전은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얀센 외에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각 3억도스씩 6억도스 공급받기로 계약을 맺고 있어 전체 미국민 3억명에게 백신을 접종하는데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3차 추가접종, 부스터 백신도 나온다 = 미국은 현재의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킨다고 해도 독감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상시화, 장기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변종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받으려면 접종 후 1년 이내에 추가 접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혀 코로나 백신도 독감백신처럼 매년 맞아야 하는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화이자가 비교적 높은 방어 효과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모더나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부스터를 별도로 개발해 추가 접종할 계획을 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최고 책임자인 데이빗 케슬러 박사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청문회에서 필요한 경우 백신의 추가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전염병 연구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코로나 백신의 효능을 높일 수 있는 몇가지 다른 접근 방식이 있다고 말했는데 하나는 백신을 강화하는 부스터를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변형에 대항하는 부스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