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원 12명 바이든 대통령에 서한 … 종전선언, 이산가족 상봉도 강조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을 포함한 미국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12명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평화적 해결책을 우선순위에 두는 대북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의 서한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도 보내졌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를 앞둔 시점이라 더욱 관심을 모았다.
한국계로 첫 여성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워싱턴주)이 어머니 김인민씨와 함께 앉아있는 모습. 스트릭랜드 의원의 주도로 민주당 하원의원 12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평화적 해결을 우선순위에 두는 대북정책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사진=아리랑TV


스트릭랜드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 서한에서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의미 있는 미북 관계 진전과 핵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평화적 해결을 우선순위에 두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편지를 통해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상기시켰다. 이 법은 북한의 비핵화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외교가 필수적이며, 공식적인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이 그 목표를 향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회의 인식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의원들은 또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의 3월 10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발언을 소개했다. 당시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평화협정 체결을 향한 종전선언이 즉각적인 군사적 우려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의원들은 이를 근거로 북미간에 긴장을 줄이고 신뢰를 구축하며 또한 점진적이고 상호적이며 검증 가능한 프로세스를 수용 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인권과 비핵화를 포함한 미국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대북 문제에 대한 관여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역내 미국의 파트너, 동맹국과 함께 지속적인 대북 외교 노력에 초점을 맞출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비핵화 해법에 대해서는 점진적이고 상호적이며 검증가능한 과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접근법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진전시키는 길로 다가가지 못하며, 용납할 수 없는 현 단계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원들은 현실적으로 제재 완화나 다른 유인책을 내놓기 전에 북한 정권이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내려놓을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을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데 대해 경종을 울려, 북한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북한과의 신뢰구축과 긴장완화를 위한 중간단계 조치에 대해 조언했다.

2018년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포함해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를 요구한 과거 약속에 대한 재확인이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미간 이산가족 상봉 기회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북한과 미국 내 이산가족 상봉 촉진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에 따르면 2019년 11월 현재 이산가족의 평균 연령은 81세로 1988년부터 남북 이산가족 상봉 추첨을 신청한 13만3370명 중 60% 이상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원들은 또 서한에서 미국 군인의 유해송환, 대북 인도적 지원의 접근 개선을 위해 북한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해줄 것도 희망했고, 인적 교류 활성화와 인도적 활동에 대한 제재 면제 확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런 노력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안보리 결의를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협상 테이블에 여성과 다양한 목소리를 포함하면 더 오래 지속되는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서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검토 할 때 정책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여성, 청소년 및 기타 시민 사회 구성원의 견해와 권고를 포함하도록 권장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편지에 서명한 의원들은 한국계인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을 비롯해 니키마 윌리엄스(조지아 5지구) 제이크 오친클로스(매사추세츠 4지구) 사라 제이콥스(캘리포니아 53지구) 라울 그리잘바(애리조나 3지구) 로 카나(캘리포니아 7지구) 마크 포칸(위스콘신 2지구) 제임스 맥거번(매사추세츠 2지구) 짐 코스타(캘리포니아 16지구) 캐런 배스(캘리포니아 37지구) 그레이스 멩(뉴욕 6지구) 잰 샤코우스키(일리노이 9지구)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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