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 정보 네트워크에 국한”

미국 주도 반중국 전선에 균열

“최대 교역국 중국과 대립 부담”

영·미권 주요 5개국의 기밀정보 공유동맹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참여하고 있는 뉴질랜드가 대 중국관계에서 독자적인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로이터,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나나이아 마후타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뉴질랜드와 중국의 교류증진 기구인 뉴질랜드-차이나카운슬 연설에서 파이브 아이즈는 회원국들간의 정보 네트워크라는 본래 역할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이브 아이즈의 역할 확대가 우리는 불편하다”면서 “우리는 다양한 현안에 대해 우리의 이해관계를 표현할 다각적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후타 장관은 이어 “뉴질랜드는 파이브 아이즈 소관 밖의 다양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데 있어서 파이브 아이즈를 대외 메시지 창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면서 “우리는 그런 형태의 접근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뜻을 파이브 아이즈의 협력국들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마후타 장관의 이날 연설은 미국과 호주 등 파이브 아이즈 핵심국들이 중국과 대립하며 반중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우며 중국 정책은 자국의 이익에 맞게 독자적으로 결정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파이브 파이즈는 앵글로색슨족의 5개 영어권 국가로, 강력한 정보 네크워크를 구축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를 뒷받침해왔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주도하는 ‘중국 견제’ 노선도 당연히 관철되는 듯한 분위기였다. 호주의 경우 미국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중국이 부과한 관세폭탄도 감내할 정도였다.

그러나 중국을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두고 있는 뉴질랜드는 중국에 대립각을 세우는 일을 부담스러워했다.

지난 1월 중국의 홍콩 민주화 탄압을 규탄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의 공동성명에 참여하지 않고 별도의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뉴질랜드의 최대 수출국이자 최대 유학생 공급처, 두번째 관광객 공급원이다. 양국은 지난 1월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하는 등 상대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다져왔다.

더 타임스, BBC 등 영국 언론은 “뉴질랜드가 무역을 최우선시하면 서 파이브 아이즈가 중국에 대해선 4개국으로 축소됐다”며 비판했지만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파이브 아이즈 파트너십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김상범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