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4개 지자체 온도차 … 상호보완 계획 수립 필요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최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포함되면서 충청권 광역생활경제권(메가시티) 구축의 촉매제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선 촉매제가 아니라 자칫 분열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초기부터 세밀한 상생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최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안을 발표하며 충청권 광역철도망 2·3단계안을 포함시켰다.

충청권 광역철도망 1단계는 기존 호남선과 경부선을 활용, 대전 신탄진∼충남 계룡까지 추진하고 있다. 2024년 말 개통이 목표다.


이번에 포함된 2·3단계는 크게 2개 방향이다. 우선 기존 경부선을 활용, 북으로 대전 신탄진∼세종 조치원을 연결한다. 또 다른 방향은 서쪽으로 기존 호남선을 활용, 충남 계룡∼충남 강경을 연결한다. 여기에 충북선을 활용, 세종 조치원∼충북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안이 포함됐다.

이 외에 추가적으로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대전 반석에서 세종 정부세종청사까지 연장하는 안도 포함됐다. 이 노선은 세종 조치원까지 연장된다. 여기에 경부선을 활용한 대전 오정∼충북 옥천 연결도 포함됐다.

이들 계획이 실현되면 대전 세종 충남 충북이 철도를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되게 된다. 이는 충청권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충청권 4개 시·도가 추진하고 있는 충청권 메가시티의 기반 교통망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상생하는 충청권 메가시티로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장 이번 충청권 광역철도망을 바라보는 4개 시·도에 온도차가 느껴진다.

대전시는 정부 발표 이후 충청권 메가시티의 중심도시로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대전시는 "대전을 중심으로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구축됐다"며 "(대전이)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과 충청권 상생발전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그동안 KTX 호남선 제외 등으로 교통중심 도시의 명성이 바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세종시 역시 발표 직후 "정부세종청사역과 조치원역의 역할과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충청권 메가시티 중심도시로서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두 지자체 모두 상생발전을 강조하면서도 충청권 메가시티 중심도시를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비해 같은 날 충남과 충북의 발표는 각각 서해선 직결과 수도권 내륙선 광역철도망 연결에 방점이 찍혔다. 모두 서울과의 연결선이다.

충남·북의 이런 반응은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자칫 대전과 세종의 구심력만 높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광역철도망이 4개 시·도의 상생보다 자칫 경쟁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세종시 출범 이후 대전·충남·충북 인구가 세종시로 이동하는 '블랙홀 현상'이 벌어졌다.

지역에서는 이번 기회에 4개 시·도가 각각의 특성을 살려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모든 부분에서 상생발전할 수 있는 광역도시계획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홍섭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크게 보면 4개 시·도 모두 충청권 광역철도망을 환영한다"면서 "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자체간 충돌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각자도생한다면 서로 경쟁으로 치닫을 수 있다"며 "충청권 메가시티라는 큰 그림 아래 4개 시·도가 각각 다른 색깔의 지자체로 상호보완적인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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