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AZ 6천만회분 외 화이자·모더나·얀센 추가 … 한국 포함 여부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오는 6월 말까지 미국에서 생산·사용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2000만회 접종분을 외국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는 6월말까지 미국 보건 당국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2000만회 접종분을 해외에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때 한국에도 백신을 수출하는 방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대유행이 통제되기 전까지 미국이 결코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미국이 사용을 승인한 백신 2000만 도스를 향후 6주 이내에 해외에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생산해 사용하고 있는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존슨 백신도 외국과 공유키로 했다"며 "6월 말까지 기존에 약속한 아스트라 제네카 6000만 도스와 3개사의 2000만 도스를 합해 8000만 도스의 백신을 외국에 수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2000만회분 추가 지원 방침을 전하면서 미국의 해외 지원량이 아스트라 제네카(AZ) 백신을 포함해 8000만회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백신독점으로 비판 받아온 미국이 자국 보건당국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번 이상 접종한 미국민이 60%에 도달할 정도로 백신접종이 지속 확산되고 있는데다가 12세 이상이면 누구나 맞을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하고 있어 지구촌의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를 지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내달 말까지 자국이 승인한 백신 2000만회분을 해외로 보내는 한편 AZ 백신 6000만회분도 안전성 검토가 끝나는 대로 인도 등에 보낼 예정이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해외의 전염병 대유행을 누그러뜨리는데 관심을 집중하는 와중에 이뤄진 첫 조처일 뿐이라면서 후속 조처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를 위한 백신의 무기고가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 생산 백신을 영향력 확대의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면서 "우리는 다른 나라로부터 이익을 얻고자 우리 백신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8000만 도스의 백신을 외국에 보내게 되면 중국, 러시아 등 1500만 도스에 비해 5배나 많은 양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추가 2000만회분 백신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나라와 공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날 언급하지 않았다.

조만간 백신 제공 대상국이 결정될 방침인데 한국에 얼마나 제공하게 될지는 21일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에게 백신을 제공하는 문제를 우선순위를 두고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한국계 연방하원의원인 앤디 김 의원이 전한 바 있다.

한국에게는 이미 접종하고 있는 AZ 백신과 화이자 백신을 수출할 수 있고 모더나 백신은 한국에서 위탁생산하는 방안이 중점 논의돼온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에 이웃 멕시코와 캐나다에 미국에서 생산하지만 사용하지 않고 있는 아스트라 제네카 백신 450만 도스를 지원했다. 이어 4월에는 미국서 생산하는 아스트라 제네카 백신 6000만 도스를 전량 FDA의 생산시설 점검결과 승인이 나오는 대로 외국에 보내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