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현재, 3640조원 수준

해외보유한 자산만 1경1700조원

일본은행 자산 역대최대 7560조원

일본이 지난해 30년째 세계에서 가장 많은 대외순자산을 가진 국가로 집계됐다. 일본이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불리는 경제적 침체에도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서 지위를 유지하는 강력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본 내부에서도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대외순자산이 가장 많은 국가라는 지위도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도쿄에서 25일 한 시민이 올림픽을 알리는 간판 앞을 지나가고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재무성이 지난 25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2020년말 현재 대외자산부채 잔액의 개요'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일본의 대외순자산은 전년도 동기(357조150억엔)에 비해 460억엔(4692억원) 줄어든 356조9700억엔(3641조9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에 가지고 있는 자산의 총액은 2019년 말에 비해 5.1% 늘어난 1146조1260억엔(1경1690조4850억원), 대외부채 잔액은 같은 기간 7.6% 증가한 789조1560억엔(8049조3910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외자산의 세부적인 내역에 따르면, 해외직접투자는 205조9710억엔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조8020억엔 증가했고, 해외증권투자는 525조7860억엔으로 같은 기간 30조8070억엔 늘었다. 이밖에 △금융파생상품 44조6980억엔 △기타투자 225조4580억엔 △외화준비금 144조2140억엔 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외국인이 일본내에 가지고 있는 자산(대외부채)은 △직접투자 39조6690억엔 △증권투자 426조220억엔 △금융파생상품 42조3490억엔 △기타투자 281조1160억엔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증권투자의 경우 채권 310조3980억엔, 주식과 펀드 215조3880억엔 등으로 구성됐다. 기타투자에는 △대출 141조4980억엔 △기타자산 37조730억엔 △현금 및 예금 19조3330억엔 등으로 이뤄졌다. 증권투자 내역을 통화별로 보면 △미국 달러화 266조2580억엔 △일본 엔화 109조1660억엔 △유로화 75조1170억엔 등으로 이뤄졌다.

이와 관련 일본 재무성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기초로 지난해 말 각국의 대외순자산을 일본 엔화로 환산한 결과, 독일(323조4659억엔)과 홍콩(223조913억엔), 중국(222조8306억엔) 등보다 앞서 30년째 세계 1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역대 최대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도 결산에 따르면, 총자산은 전년도에 비해서 18.2% 증가한 714조5566억엔(7563조87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은 28일 이와 관련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금 등이 늘어났고, 보유하고 있는 ETF의 규모도 역대 최대규모여서 일본 최대의 주식보유자로 일본은행이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 자산을 세부적으로 보면, 국채가 전년도보다 9.5% 늘어난 532조1652억엔으로 가장 많다.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대출금도 125조8402억엔으로 전년대비 2.3배나 늘었다. 보유하고 있는 ETF도 같은 기간 20.7% 증가해 35조8796억엔으로 늘었으며, 지난해 일본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하면서 시가기준으로는 51조5093억엔에 이른다.

이와 관련 닛세이기초연구소는 일본은행이 보유한 주식규모는 기존에 가장 큰 손이었던 일본연금적립금관리기구(GPIF)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연구소 이데 신고 연구원은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이 ETF를 계속 사들이면서 기업의 신진대사와 투자자의 정상적인 매매를 방해하는 등 폐해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