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선기획단 구성 착수 … '변화' 요구 반영 무게

'박스권 극복', '반등 모멘텀' 기존 '빅3' 고심 제각각

야당발 '교체 바람' 타고 박용진 추미애 주목도 상승

더불어민주당이 16일 대선기획단 구성 작업에 착수한다. 대선전략과 경선일정 및 방식 등 내년 대선을 위한 기본 설계를 짜는 일이다. 때맞춰 조직정비를 끝낸 예비주자들의 출마 선언도 이어질 전망이다. 여권의 대선 경쟁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야당 대표경선에서 전면화된 변화요구가 여권의 대선준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관심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필두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기존 주자군의 지지율이 횡보인 상황에서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이 빠르다. 기존 여권 후보구도에 변화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이광재, 기자협회 초청 토론회│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광재 의원이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경선열차' 출발대로 = 민주당은 16일 오후 최고위를 열어 대선기획단 인선 및 운영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 이후 야당에 개혁·혁신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기획단장을 비롯한 인적 구성에서 과감한 세대교체를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당 안팎에서 논의된 '청년 기획단장'을 포함해 다양한 인적구성 등이 함께 논의될 것"이라며 "구체적 선임까지 고려하면 다음주 초에 공식 출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기획단 출범과 함께 예비주자들의 공식 출마선언도 이어질 전망이다. 박용진 의원, 이광재 의원, 양승조 충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정세균 전 총리가 17일 서울 상암DMC에서 공식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달 말쯤을 시기로 잡고 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7월 초 출마선언을 검토하고 있다. 대선기획단 출범을 신호로 민주당 대선 경선열차가 출발하는 셈이다.


◆'경선연기론' 결론내야 = 민주당이 과거 대선기획단 구성에서 전략통 중심의 실무적 측면에 무게를 뒀다면 이번 기획단은 변화를 수용하는 상징적 조치를 함께 고심하고 있다.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반, 야당발 변화 욕구 등 여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선거상황을 극복하는 준비단이기 때문이다. 기획단의 첫 과제가 될 경선일정 확정도 만만찮은 과제다. 이해관계가 갈린 예비주자들간의 이견이 표현화된 상황이다. 15일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장관 등이 각기 다른 주장을 폈다. 일부 측근 인사들은 경선연기론의 정치적 함의를 놓고 각을 세우기도 했다. 큰 틀에서 보면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장관 등은 기존 경선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 최문순 지사 등은 국민 참여·흥행 등의 이유를 들어 일정변경 쪽에 섰다. 대체로 지지율 반등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한 주자들로 분류된다.

◆흐릿해지는 '빅3' 구도 = 민주당 주자들간의 실질적인 경쟁국면을 앞두고 이재명·이낙연·정세균 등 기존 빅3 구도가 흐릿해지는 양상이다. 4대기관 전국지표조사(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등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가 여권 주자 가운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4월부터 최근까지 '진보진영 후보 적합도'에서도 우위를 보인다(그래프 참고).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전국단위 조직을 정비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으나 지표상 변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재명 지사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경선연기론, 기본소득론 등을 매개로 타 주자들의 협공을 당하고 있다. 지지율 박스권에서 30%문턱을 넘지 못하는 지지율 횡보(4대기관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 대선기획단 활동 경험이 있는 관계자는 "이 지사가 경선연기를 대승적으로 받아들여 갈등이슈를 선제적으로 해소하면서 대세론으로 이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공개행보 시작 등 야권발 움직임에 따른 변동요인도 있다. 여권의 세대교체 등을 강조하고 있는 박용진 의원과 여권 강성지지층의 지원을 받는 추미애 전 장관이 부상하면서 여권 중위권 후보 구도를 흔드는 모양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이명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