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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오세훈, 김현아 SH사장 임명강행 기류

시민단체·언론 '내로남불' 비판

"부동산 2채 팔겠다"로 반전 노려

시의회·정치권 등 반발 거셀 듯

등록 : 2021-07-30 10:44:32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숙고에 들어갔다. 다주택 고위공직자에 대한 여론의 반감, 취임 후 첫번째 주요 산하기관장 인사부터 뒤로 밀릴 수 없다는 고심 사이에서 결국 임명 강행 쪽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지난 27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김 후보자를 둘러싼 기류는 시의회 인사청문회 이후 복잡하게 흘러갔다. 의회가 부적격의견으로 경과보고서를 의결했지만 시의회 의견과 관계없이 SH사장을 임명할 권한이 시장에게 있기 때문에 초기엔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4주택 논란이 가중되자 상황이 변했다. 시민단체와 보수언론까지 임명 철회를 주장하면서 여론이 급격히 싸늘해졌다.

시장의 임명 의지에만 기대기 어려워진 김 후보자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공식 사과했다. 논란이 됐던 '시대적 특혜' 발언에 대한 사과와 함께 보유 부동산 4채 중 부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매각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오 시장이 숙고에 들어간 것은 김 후보자 지명철회를 둘러싼 셈법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지명을 철회하면 사실상 취임 뒤 첫번째 산하기관장 인사부터 실패했다는 딱지가 붙는다. SH사장은 서울시와 보조를 맞춰 오 시장의 주택정책을 뒷받침할 자리다. 오 시장 입장에선 임기가 8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후임자 물색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SH사장은 3개월째 공석이다.

반면 지명을 철회하면 얻을 것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10년만에 돌아온 오 시장은 의회와 협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의회의 부적격의견을 수용하면 협치에 크게 한발짝 다가가는 셈이 된다. 들끓는 부동산 민심에도 호응하게 된다. 야당은 그간 문재인정부와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내로남불을 집중 공격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과거 노영민 청와대비서실장을 향해 강남이 아닌 청주 부동산을 매각했다며 공세를 편 바 있다. 정부와 각을 세우는 오 시장에게 지명철회는 '나는 저들과 다르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물론 대선주자들까지 나서 김 후보자 임명 철회를 촉구하면서 상황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사자의 사과와 부동산 매각 발표에도 오 시장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강남 부동산 보유 문제 등 논란거리가 남아있어서다.

임명 찬반과 무관하게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준 발언·인식 등은 양측 모두의 비판을 사고 있다. 국민의 부동산 감정에 부합하지 않는 '시대적 특혜' 발언, 서민주거안정 대책에 대한 비전 미흡 등은 SH사장직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부족함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8월 전직 의원 신분으로 신고한 재산내역이 축소됐다는 지적은 자격 논란을 가중시켰다. 공직자는 부동산 재산을 실거래가 또는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도록 규정돼있지만 김 후보자가 13억2800만원으로 신고한 청담동 아파트는 지난해 공시지가만 15억6700만원이다. 올해 1월 해당 단지에서 김 후보자와 비슷한 층수 아파트가 23억5000만원에 거래된 사실 등도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에서 29일 제출한 부적격의견 보고서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시간을 끌수록 논란만 커질 수 있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되 이른 시간 안에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주말을 넘기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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