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응답은 정치고관심층 참여, 전화면접은 저관심층도 포함

자동응답 조사에선 윤석열, 전화면접 조사에선 이재명 '강세'

"대선은 자동응답 뿐 아니라 전화면접 조사도 함께 고려해야"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조사결과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유권자들의 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결과의 차이는 왜 생기는걸까.

발언하는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전문가들은 조사방식에 주목한다. 자동응답 조사방식이냐, 전화면접 조사방식이냐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1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 합동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이재명 26%, 윤석열 19%, 이낙연 10%, 홍준표 4%, 최재형·안철수 3% 순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가 선두권이었다.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이재명 43% 대 윤석열 35%로 이 후보가 우위였다.

18일 발표된 PNR의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선 윤석열 30.9%, 이재명 28.6%, 이낙연 12.4%, 홍준표 7.1%, 최재형 5.1% 순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가 오차범위내 선두였다. 양자 가상대결에서도 윤석열 41.6% 대 이재명 37.7%였다.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두 개의 조사결과가 다르게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조사방식의 차이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4개 기관 합동조사는 전화면접방식으로 이뤄졌다. 사람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대화 형식으로 조사를 하는 방식이다. PNR 조사는 자동응답방식이다. 컴퓨터가 전화를 걸어 녹음된 음성을 들으며 조사에 응하는 방식이다. 전화면접은 사람 조사원이 전화를 걸다보니 정치관심도가 낮은 사람도 응답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비해 자동응답은 정치관심도가 높거나 정치성향이 뚜렷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이 참여한다.

4개 기관 합동조사와 PNR 조사의 결과가 차이를 보인 건 결국 여론조사 방식 차이에 따라 생긴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응답 방식은 보수정당 또는 보수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경향성을 보인다. 자동응답으로 이뤄진 PNR 조사에서 윤 후보가 강세인 이유로 꼽힌다.

그렇다면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은 두 조사방식 중 어느 쪽을 더 신뢰해야할까.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21일 "자동응답 조사는 투표율이 비교적 낮은 재보궐선거에서는 예측율이 높은 특성을 보인다. 투표율이 낮다는건 정치관심도가 높거나 정치성향이 뚜렷한 사람이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 같은 경우는 투표율이 높기 마련이다. 정치관심도가 낮은 사람도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따라서 대선의 경우에는 자동응답 조사 뿐 아니라 전화면접 조사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엄경용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