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열 국제기후채권기구 고문, 전 캐나다총리 수석정책고문

잠자리가 안보인다. 한강에 가도, 시골에 가도, 학교 뒷산에 가도 한국 하늘을 뒤엎어야 할 된장 잠자리도, 장수 잠자리도, 고추잠자리도 안보인다. 올해만 유난히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지난 봄, 작년 봄, 재작년 봄에도 여름 잠자리만큼 흔해야 하는 나비도 별로 안보였다. 요즘 들어와 벌레들이 부쩍 줄어들어 매미도 베짱이도 잠자리도 많이 없어진 것 같은데 이것도 기후변화 탓일까?

기후변화 등 영향, 총 곤충의 41% 사라져

2019년 발표되어 전세계에 충격을 준 호주 시드니 대학의 프란시스코 산체스-바이오 (Francisco S?nchez-Bayo) 교수 연구발표에 의하면 지난 10년 동안 나비 53%, 풍뎅이 49%, 벌 46%, 잠자리 37%가 사라졌고 총 곤충의 41%가 없어졌다. 하다못해 파리도 25% 줄었다.

매 10년 동안 나비와 벌 반이 사라지면 100마리가 30년 후에는 12마리로, 40년 후에는 6마리로 줄어들어 식물이 성장을 못해 인류생존이 불가능해진다.

이대로 가면 지구온난화로 2100년경 인류 멸망이 오기 전에 나비와 벌의 멸종 결과로 2100년 전에 인류 멸종이 일어날 수도 있다.

지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지난 100년 동안의 약 1도 상승의 결과이지만 함경북도는 한대, 경상남도 남부는 아열대, 나머지는 온대로 기후변화에 예민하고 취약한 한반도에는 더 큰 타격이 더 빨리 오고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낭만의 상징인 잠자리채의 최고 희생양인 된장 잠자리는 수천㎞ 떨어진 대양을 건너 대륙에서 대륙으로 이동한다. 인도에서 인도양을 넘어 동아프리카에 건너갔다 돌아오는 1만㎞가 넘는 대장정을 하기도 하며 히말라야 산맥을 넘기도 하는데 세대를 바꾸면서 여행을 완성한다.

한국에서 여름과 가을에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된장 잠자리는 열대지방이 주된 서식지로 4월 하순께 한국에 처음 나타나 번식을 거듭해 8월께 많은 수가 우리나라 전역을 뒤덮는다.

10월까지 알을 낳지만 이들 일부가 겨울을 한국에서 나는지는 확실치 않으며 동남아에서 한국을 오는데 그러려면 초여름 전후해서 적도에서 한반도를 향해 이동하는 기류가 필요하다.

한국에 잠자리가 많지 않은 이유는 기후변화로 나비, 벌처럼 전세계 잠자리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었고 올 여름에 이동기류가 별로 없었는데 이 또한 기후변화 결과이다.

2100년 지구온도를 예측하는 탄소배출증가 곡선은 넷이 있다. 유엔 파리협정에 근거한 배출곡선 외 "트럼프 곡선"(worst), "아마 그렇게 될 것 같다"(likely) 곡선, 그리고 "그렇게 되면 좋겠다(best) 곡선이다.

트럼프 하자는 대로 하면 2070년경 지구 온도 4-5 도 증가로 인류는 2100년에는 6,7도 올라가 인류는 확실히 멸망한다.

러시아 푸틴은 탄소배출이 엄청날 러시아 동토 개발을 하지 말라고 하니 보상금 안주면 개발하겠다 협박하고 중국 시진핑은 경제성장이 10%인데 탄소배출이 10% 증가 안하고 5%만 증가하면 이는 탄소배출 증가가 아닌 감소라는 희한한 거짓말을 한다.

푸틴, 시진핑, 트럼프, 아베는 기후변화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친 지도자로 두고두고 그 이름을 남길 게 분명하다.

푸틴, 시진핑, 트럼프, 아베 부류의 3류 후진독재·무지도 문제지만 경제성장이 곧 탄소배출이기에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체제 전환만이 답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건 그린피스처럼 정치경제도 과학도 이해 못하는 환경운동권의 실현성 없는 탁상공론이다.

파리체제 즉 유엔 곡선도 2100년 2, 3도 증가해 해면상승, 질병증가, 식량문제 등으로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지만 유엔 하자는 대로 안하고 "아마 그렇게 될 것 같다"(likely) 곡선으로 가면 3, 4도 증가로 2100년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류는 못살고 극히 일부분에서 생존하다 결국 멸망한다.

탄소배출에 최악인 '트럼프 곡선'

따라서 인류가 다같이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그렇게 되면 좋겠다(best) 곡선"을 선택하면 2100년 지구 온도는 2도 정도 올라가 과학의 발전과 기존 에너지체제의 변환 등으로 기후변화의 지구 파괴를 막을 시간과 기술이 생겨 인류는 계속 존재할 수 있다.

기후변화는 심각하지만 우리 후손들이 잠자리를 잡으러 잠자리채를 들고 뛰어다닐 수 있게 해줄 수 있다. 아직 인류에는 이순신 장군의 12척 전함 같은 아주 약간의 시간이 있다.

백광열 국제기후채권기구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