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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디지털로 3A의 기회를 잡아라

등록 : 2021-09-14 11:09:34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지난해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을 때도 도리어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난 기업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비대면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유통 패션 식품 등 다양한 업종에서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대응한 기업들은 위기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올해는 디지털 전환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서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된 듯하다.

신속·정확·부가가치창출 가능하게 해

사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비대면화'라는 말로 설명이 안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던 상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거나, 무인 단말기를 도입해 자동화 및 인건비 절감을 추구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기업이 제품의 기획-연구개발-생산-판매로 이어지는 전 제조과정에 걸쳐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경우 생산현장에는 큰 변화가 일어난다.

제조업이 디지털 전환을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질까. 첫째, 의사결정이 빨라진다.(Agility) 연구개발, 실험과 평가에 들어가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고객정보와 구매패턴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하는 데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수요자 반응체크도 빠르다. 고객 피드백을 신속히 수집해 시장 트렌드에 맞지 않으면 과감히 수정할 수 있다.

둘째, 정확하게(Accuracy) 문제를 해결한다. 제품 결함, 생산성 저하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어디에서 오류가 발생하는지 파악하게 되면 생산현장에서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

셋째, 신규 부가가치 창출(Additivity)이 가능해진다. 무심코 흘려보냈거나 쌓아두기만 하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이전에는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고객의 욕구를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수익구조에 더한 추가 수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 A기업이 B기업과 협력해 확보한 데이터를 공유하면 신규 비즈니스 영역으로의 진입도 가능해진다.

디지털 전환 촉진할 법 신속히 통과하길

디지털 마인드로 무장한 기업에는 분명히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기업의 본질, 즉 업(業)은 그대로일지라도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형태는 보다 빠르고, 정확하고, 새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적인 주력 산업도 디지털 전환에 나서면 앞서 언급한 세 가지 'A'로 환골탈태할 기회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산업구조 전환이 필요한 우리나라 제조업에는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전환이 더욱 중요한 과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산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 필요성에 대한 인식 확대가 시급하다고 보고 올해부터 기업 컨설팅, 재직자 교육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또한 기업이 표준화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별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도 나섰다.

우리 사회가 제대로 디지털 경제의 첫발을 내딛으려면 이를 지원할 정책과 제도가 필요하다. 때마침 국회에서는 '산업의 디지털 전환 및 지능화 촉진법'을 논의 중이다. 산업 데이터의 생성과 활용, 보호 등을 규정하는 법안으로 기업들이 투자결정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관련 법이 조속히 통과되어 K-제조업 디지털 전환의 진정한 원년이 되길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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