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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기후위기 대응, 해양에서 답을 찾자

등록 : 2021-09-16 10:59:19

송상근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부 역도 경기에서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의 카토아타우 선수가 바벨을 들지 못했다. 하위권으로 경기를 마친 그는 경기장에서 퇴장하는 도중 흥겹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카토아타우는 인터뷰에서 고국 키리바시가 기후위기로 인해 침수되어 가는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자 춤을 췄다고 했다.

가족과 친구들이 기후난민이 되어가는 비극적 현실을 알리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던 간절한 춤이었다.

해양생물들은 이미 '기후난민' 신세

적도 인근 키리바시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제주 앞바다에서는 감태 자리돔 등 기존에 살던 많은 해양생물들이 기후난민 신세가 됐다. 과거에 비해 바다가 뜨거워졌고 많은 해양생물들이 더 차가운 바다로 쫓기듯 거처를 옮겼다. 이제 제주 앞바다에서는 흔히 볼 수 없던 열대해역의 산호들이 군락을 이뤄 춤을 춘다.

올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산업화 이후 기온이 1.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을 2021~2040년으로 내놓았다. 이전보다 10년 앞당겨졌다. 1.5℃는 국제적으로 제안된 지구온도 상승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다. 지금 우리는 티핑포인트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수온이 상승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근 50년(1968~2017년) 사이 연평균 표층수온이 1.23℃ 상승해 전세계 평균(0.48℃)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거의 모든 해역에서 갈조류 같은 온대성 해조류에 비해 열대·온대 혼합성 해조류의 출현 종수와 분포가 확대되고, 어종도 변화하고 있다.

또한 해양은 산성화되고 있으며 바다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역시 빈번히 관찰된다. 바다가 탄소를 지나치게 많이 머금게 되고, 뜨거워진 것이 이유다. 산성화되고 사막화된 바다에는 기존 해양생물들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 그 속도가 빠르다면 더욱 심각하다.

해양·대기과학 협력 갈수록 중요

해수면도 심상치 않다. 최근 30년(1990~2019) 우리나라 연안 해수면은 매년 평균 3.12mm씩 상승했는데, 지난 10년의 상승속도는 이전 20년에 비해 20% 가량 빠르다. 한반도 연안 중 침식 우심지역 또한 과거에 비해 증가하는 추세다. 해안선과 연안지역에도 역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바다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더 정밀하게 관측하고 그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산하 해양기후예측센터가 발족해 복잡한 해양기후를 이해하기 위한 체계를 강화했다.

해양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0% 이상을 흡수하며 지구의 열을 식혀 생명이 살아갈 환경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해양의 변화는 전 지구적 기후위기와 맞닿아 있으며, 육지에 닥칠 위기를 앞서 예고한다. 기후위기 대응책을 찾는 일을 해양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해양과 대기 분야 대학·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산·학·연·관이 긴밀하게 협조하고 해양과 대기, 극지 등 기후위기 분야를 이해하는 총체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기후위기의 처음과 끝이 해양에 있다는 마음으로, 힘을 한 데 모아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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