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박', 전면전 양상

'지지층 균열' 우려 재부상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의 분수령으로 평가되는 호남경선을 앞두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간 파열음이 커졌다. 대장동 개발의혹·수박 기득권 등 공세와 반박이 부딪히면서 양 캠프가 전면전을 벌였다. 사건의 실체 보다는 의혹을 부추기는 곁가지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정치적 네거티브 논란이 거셌던 경선 초기 여권 지지층 균열 우려가 재부상하는 양상이다. 연휴기간 시작된 광주·전남, 전북의 민주당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각각 40%, 24% 수준에 머물렀다.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추석연휴 내내 성남 대장지구 개발 의혹을 놓고 전면전을 벌였다. 이 지사는 SNS를 통해 "보수언론과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 내 인사들까지 수익환수 덜했다고 비난하니 기가 찰 뿐"이라며 당내 특정 인사들을 향해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2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대장동 의혹과 관련 "국민들이 몇 가지 의심과 분노를 갖고 있는데 그게 바로 본질"이라며 "국민들의 의심과 분노를 해소하지 않으면 당에도 부담이고 관련 후보에도 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측은 '의혹이 불거진 만큼 소상히 설명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이 지사는 사실관계가 분명한 사안임에도 (이 전 대표측이) 야권의 정치적 공세에 조응하고 있다는 반박이다.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경선을 앞두고 경선 1, 2위간 주자가 벌인 공방이 정치적 이익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캠프 핵심관계자는 "공격에 대한 반박이지만 (이 지사의) 비전과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이낙연 캠프측 관계자도 "야당이 '대장동 특검' 운운하는 상황에서 호남권 득표에 도움이 됐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주자간의 전면전 양상이 캠프와 지지층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내부 경선에서 쟁점으로 부각된 사안이라 당이 전면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16~18일. 1000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지지후보가 대선후보가 안될 경우' 같은 당 최종 후보 지지여부에 대해 이낙연 지지층(120명)은 42.4%였고, 이재명 지지층(278명)에선 51.5%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전 총장 지지층(188명)에선 60.5%로 나타났다. 경선 초기에 불거진 '원팀'을 위한 화학적 결합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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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환 박준규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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