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추 연대' 강화, 지지층 겹쳐 … 추미애 상승 이재명 하락

이낙연 선전보다 추미애 부상, '이재명 대세론' 제동 가능성

추미애 "화천대유 사건 특검·국조 가도 상관없지 않나" 입장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전이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연대를 의미하는 '명추 연대'가 더욱 단단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과반 득표로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노리는 이 지사에겐 '명추 연대'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이 이낙연 전 대표 지지표를 뺏어오기 보다는 기존 이재명 지지층의 표를 나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먹 인사하는 추미애 후보│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특히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일부 투자자에 '역대급 수익'을 남겨준 '화천대유 의혹'건으로 이 지사의 일부 지지층이 추 전 장관으로 쉽게 옮겨 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23일 민주당이 공개한 충청, PK(대구·경북), 강원지역과 1차 슈퍼위크(국민선거인단) 투표 추이를 보면 이 지사는 대전충남(54.81%), 세종충북(54.54%)에서 55%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1등을 기록할 때에 이 전 대표는 27.41%, 29.72%로 30%대 밑에 머물렀고 추 전 장관 역시 6.67%, 7.09%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강원에서 이 지사가 55.36%로 최고치를 기록할 때도 이 전 대표는 27.00%, 추 전 장관은 8.61%였다.

그러나 대구경북에서 이 지사 득표율이 51.12%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50%를 위협받았다. 이 때 추 전 장관은 14.84%로 뛰어올랐다.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은 27.98%에 그쳤다.

추 전 장관의 지지율 상승이 이 전 대표와 함께 이 지사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50만 명에 가까운 국민선거인단의 표심에서도 이 지사는 51.09%를 얻었으며 추 전 장관은 11.67%를 확보했다. 이 전 대표는 31.45%를 얻었다.

추 전 대표의 부상이 이 지사와 전 대표의 득표를 동시에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이 지사의 과반 득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추 전 장관 "3등에서 2등으로" = 추 전 장관은 이번주 호남지역 TV토론회에서 이 전 대표를 '검찰개혁 방해인사'로 지목하며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 지사에게 '화천대유 의혹'을 제기한 이 전 대표를 향해 '네거티브 공격'으로 몰아세웠다.

그러고는 3등에서 2등으로 올라서는 '실버 크로스'를 기대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선 흥행을 위해서는 추미애를 끌어올려서 개혁 대 개혁으로 가야 된다하는 것이 전략적 투표"라며 "호남을 기점으로 3등에서 2등 올라가는 걸 실버 크로스"를 예상했다.

이어 "결선을 생략하고 바로 후보되는 것은 결코 대선 승리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정권교체를 해야 되겠다는 측이 너무 강고하고 보수언론의 일방적인 호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 진영도 불리하기 때문에 (결선투표를 만드는) 전략적인 투표 선택을 하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지사와 연관된 '화천대유 건'에 대한 특검이나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가도 저는 상관이 없지 않나"라고 했다.

◆선명성 내세워 표심 긁는다 = 추 전 장관의 선명성이 '고발사주'에 분노한 호남 민심을 크게 자극하며 지지세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모 의원은 "추 전 장관이 광주 전남에서 10%이상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 전 장관의 선전은 이 전 대표 표도 가져가겠지만 이 지사에 실망한 표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시에 시행한 성남 대장동(남판교) 개발사업으로 고수익을 올린 화천대유 사건과 관련, 각종 특혜 의혹과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 등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 지사 지지율이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이 지사에 대한 지지강도가 낮은 표심이 추 전 장관에게 옮겨 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추 전 장관은 국민선거인단인 슈퍼위크에 강하다. 추 전 장관이 현재 누적 득표율 11.86%를 확보한 것은 1차 선거인단이 11.67%를 밀어준 때문이다. 호남에서의 선전은 제주, PK, 인천과 함께 2차 슈퍼위크(10월 3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추 전 장관의 선전은 곧 '이 지사의 과반 붕괴'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결국 결선투표에서는 추 전 장관의 표가 이 지사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투표는 추세다. 호남에서 분위기가 달라진다면 결선 투표는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대장동 의혹이 호남에서 어느 정도나 표심을 움직일 지는 미지수지만 다소 흔들리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 지사의 지지표 이탈은 여당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가장 많은 수혜가 갈 것이며 추미애 전 장관에게로도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사가 과반으로 결선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지는 광주 전남 투표에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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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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