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연간 이자만 300만원 넘어 … 한계기업, 청년층 부담 가중

한국은행이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 가계 이자부담이 6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연간 이자규모도 30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24일 '금융안정상황'을 점검하는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0.25%p 추가로 인상해 연 1.0%가 되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지난해 말에 비해 5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2조9000억원의 추가적인 이자부담이 발생한 것에 더해서다. 이에 따라 가계의 총 이자부담규모는 5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연간 이자부담도 지난해 271만원 수준에서 추가 금리인상시 301만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고, 신용도가 낮은 취약부문은 1인당 이자부담이 같은 기간 320만원에서 373만원으로 큰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한은은 "취약한 채무자는 가산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대출금리도 정상적인 채무자(3.5%)에 비해 높은 5.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했다. 자영업자의 경우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이자부담은 2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은 85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13.7%나 증가한 규모다. 한은은 특히 여가서비스업(19.7%)과 도소매업(13.7%)의 대출이 크게 늘어나 이들 업종의 채무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기업의 이자부담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이자부담이 4조3000억원 늘어날 것을 추산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이 3조6000억원 늘어나 대기업(7000억원)에 비해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한계기업은 금리인상에 따른 위험이 더 높다. 지난해 3465개로 파악된 한계기업의 총 차입금은 124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9조1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한은은 최근 위험성이 커지는 것으로 보이는 20~30대 청년층의 부채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청년층 부채 증가율(12.8%)이 다른 연령층의 증가율(7.8%)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한은은 "청년층의 차입 확대는 예기치 않은 자산가격 조정위험에 취약할 수 있다"며 "최근 청년층 취약차주 비중도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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