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이틀 만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놨다.

리태성 외무성 부상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담화에서 "종전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제반 사실은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리 부상은 "조선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속에 종잇장에 불과한 종전선언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철회로 이어진다는 그 어떤 담보도 없다"며 "미국·남조선 동맹이 계속 강화되는 속에서 종전선언은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하고 북과 남을 끝이 없는 군비경쟁에 몰아넣는 참혹한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를 힘으로 타고 앉으려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정당한 국방력 강화 조치는 '도발'로 매도되고 우리를 위협하는 미국과 추종 세력들의 군비증강 행위는 '억제력 확보'로 미화되는 미국식 이중기준 또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 부상은 종전선언이 가지는 의미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평화보장 체계 수립으로 나가는데서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김상범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