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주·전남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 40% '턱걸이'

대장동·네거티브 공방 지속 … 본선경쟁력 영향 주목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호남권 순회경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이 40%에 머물렀다. 추석 연휴와 겹치는 투표 시기, 대장동 의혹·네거티브 공방 등이 당원들의 투표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민주당의 본진으로 통하는 호남 권리당원들의 이같은 선택이 각각 '대세 인증' '반등 계기'를 기대했던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경선전략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달아오르는 대선 후보자 경쟁│19일 오후 광주 남구 광주MBC 공개홀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추미애·김두관·이재명·박용진·이낙연 후보. 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민주당에 따르면 21~22일 실시된 광주·전남 지역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는 전체의 40.29%가 참여했다. 광주·전남의 권리당원은 12만 6165명이다. 1355명인 대의원의 경우 84.72%가 온라인 투표에 참여했다. 22~23일 진행한 전북지역 권리당원(7만 5367명) 온라인 투표율은 35.69%로 더 낮았다. 전북 대의원(722명)은 82.27%가 투표에 참여했다.

호남 권리당원 등에게 23~26일까지 ARS 투표가 추가로 실시된다고 하지만 당원들의 투표율이 40%대를 겨우 유지한 것은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원 수에서 차이가 크지만 앞서 진행된 대구·경북(63.08%), 강원(44.13%), 세종·충북(41.92%) 등의 수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캠프에 참여한 한 의원은 "추석 연휴 영향이라고 하지만 권리당원의 관심도가 이렇게 낮게 나타나는 것은 상당한 충격"이라며 "이후 경선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호남 당원들의 최종 투표율이 50%에 머문다면 이후 부산울산경남, 경기·서울 경선의 흥행에도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호남권 경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재명 이낙연 두 캠프는 낮은 투표율의 원인으로 상대진영을 지목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핵심관계자는 "(이 지사측의) 대장동 의혹에 대한 해명과 대응태도 등이 지역 민심과 당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재명 캠프 정진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역 정가에서는 낮은 투표율 원인으로 (이 전 대표측의) 네거티브에 대해 식상해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고 했다.

호남권 권리당원의 낮은 참여도는 '대세론'을 조기에 굳혀 본선에 직행하려는 이재명 지사와 '텃밭' 호남에서의 지지를 토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이낙연 전 대표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재명 지사는 민주당의 본진으로 본선경쟁력을 감안한 '전략적 지지'를 기대한 호남의 인증 강도의 약화를 고심해야 하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대장동 개발의혹과 관련, 정면돌파를 선언한 대응방법이 당내에서 통할지 여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호남 경선에서 경선 4연승이 중단되고 과반득표율이 무너진다면 대세론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이낙연 전 대표는 안방으로 여겼던 호남 당원들의 지지 분위기가 기반이 되어야 결선 가능성을 살릴 수 있다. 추격하는 입장에선 지지층은 물론 미결정층의 투표참여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낮은 투표율이 반가울리 없다. 이 전 대표는 24일 SNS를 통해 "판단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결선투표로 가도록 결정해 달라"며 "호남이 결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후보군과 경선전략 자체에 대한 매력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측면의 반증이라는 지적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치현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온 호남권 민주당 당원들이 선택을 미루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호남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확장성을 키울 만큼의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 본선경쟁력 자체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는 이재명 지사나 이낙연 전 대표의 대선주자 비호감도가 과반을 훌쩍 넘긴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갤럽의 정치지도지자 호감도 조사(9월 14~16일. 1001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재명 지사는 호감 34% 비호감 58%였고, 이낙연 전 대표는 호남 24% 비호감 66%였다. 이 지사는 8월(17~19일)보다 호감은 6%p 줄고 비호감이 8%p 늘었다. 이 전 대표는 1달 전 보다 비호감이 4%p 늘었다. 민주당 지지층과 정치 고관여층의 호감/비호감도는 더 극명하게 갈린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재명 지사는 호감 65% 비호감 27%, 정치 고관여층에선 호감 35% 비호감 61%로 나타났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호감 44% 비호감 47%, 정치 고관여층에선 호감 24% 비호감 72%이다.

이명환 박준규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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