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경선 2차토론

윤 둘러싸고 '공약표절' 난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3일 2차 방송토론에서 서로의 정책공약을 놓고 검증공방을 벌였다.

1차 토론에서 방어에 주력하던 윤석열 후보는 이번엔 경쟁 후보들의 공약을 정면 비판하며 '실력 과시'를 시도했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는 윤 후보 일부 공약을 놓고 '표절' 주장을 제기했다. 하태경 후보는 1차 토론때와 마찬가지로 윤 후보와 홍 후보를 상대로 이른바 '모두 까기'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먼저 홍 후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식 핵 공유' 및 '자체 핵부장' 주장에 대해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해서 비핵화 외교 협상은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미국 ICBM 및 정찰자산 활용을 주장했다.

이에 홍 후보가 독일 슈미트 수상의 미국 전술핵 재배치 성사 사례를 들며 반박하자 윤 후보는 "러시아는 핵 보유를 인정받은 나라고 북한은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이라며 "(홍 후보 주장이) 국민에게 사이다 같은 반응을 들을 수 있지만 향후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협상으로 가게 되면 국익에 굉장한 손해"라고 재반박했다.

이에 홍 후보는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를 거론하면서 "윤 후보가 발표한 대북정책을 보면 문재인 2기 대북정책"이라고 깎아내렸다.

홍 후보가 "윤 후보는 전술핵과 전략핵을 구분 못하고 있다. ICBM에 올라가는 것은 전술핵이 아닌 전략핵"이라며 면박을 주자 윤 후보가 "미사일에 탑재하는 것은 전술핵, 규모가 큰 핵도 탑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되받기도 했다.

윤 후보는 다음으로 유승민 의원을 향해 경제정책 논쟁을 시도했다. 그는 "2007년 박근혜 후보의 핵심 경제 참모로서 '줄푸세(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를 주장했는데 2015년에는 중부담·중복지, 2016년에는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말했다"며 '공약기조 변화'를 지적했다.

이에 유 후보는 "줄푸세는 제가 한 게 아니다. 잘못 알고 계시는 것"이라며 "사회적 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선진국에서 이미 다 하고 있는데 사회주의라 그러면 인식이 안돼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유 후보와 원희룡 후보는 윤 후보를 상대로 '공약표절'을 주장했다.

홍 후보는 '국익 우선주의'를 화두로 사용한 윤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제가 한 이야기다. 자신의 고유의 생각이 아닌, 참모들이 만들어준 공약을 그대로 발표하니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는 웃으면서 "국익 우선주의라는 말도 특허가 있느냐"고 받아쳤다.

홍 후보는 또 윤 후보의 부동산 정책을 놓고 "민주당 정세균 전 총리, 이낙연 전 대표,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유승민 후보 공약까지도 짬뽕해 놨다"고 비판했고, 윤 후보는 "부동산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 후보는 윤 후보에 대해 "(윤 후보에게) '카피 닌자'(애니메이션 캐릭터)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하는가 하면. 유 후보는 "미국 대선에서도 공약 표절은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이 날도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생가 방문 시 항의를 받은 사건을 홍 후보가 거론하며 '배신자' 프레임에 관해 묻자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리할 때는 이용했다가 불리할 때는 그냥 뱉어버리는 그런 식으로 여러 번 말을 바꾼 데 대해서는 정말 정치인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싶다"며 "홍 후보가 진정한 배신자"라고 맞받았다.

하태경 후보는 홍 후보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공약을 거론하며 "조국(전 법무부장관)과 '썸'타고 있는 게 또 있다"고 주장하며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한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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