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가덕도 신공항, 제주 제2공항 포함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무분별한 건설 계획"

국토부가 최종 확정해 발표한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공동행동)은 23일 "정부의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은 기후위기를 무시하고 토건자본 배만 불리는 발상"이라면서 '공항건설계획 백지화'를 요구했다.

제주2공항 추진 예정지의 현무암 지형 '뼝듸'│제주도 말로 '뼝듸'라 부르는 현무암 암반. 이런 암반 아래 용암동굴과 숨골이 분포한다. 제주도 지하수 함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형들이다. 환경부는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을 이유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다. 사진 남준기 기자


공동행동은 "탄소중립 한다면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동시에 중요한 온실가스 흡수원을 훼손하는 공항을 10개나 더 짓겠다는 계획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항공 수요를 줄이기 위해 단거리 노선 운항을 금지하기 시작한 것과 대조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새만금에 마지막 남은 갯벌인 수라갯벌을 공항부지로 빼앗아가지 말고 갯벌 그대로 원형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300여개 단체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과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전국행동과 도민회의)는 16일 국회 국토교통위 환경노동위 위원들에게 국토부 예산안 중 425억 규모의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산을 전액 폐기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전국행동과 도민회의는 "관행적으로 책정한 국토부의 제주 제2공항 예산 425억원을 폐기하고 이를 코로나 방역과 탄소중립, 제주공항 시설개선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환경정의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결의에 따라 올해부터 우리나라도 항공 부문 온실가스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한 상태"라며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무분별한 공항건설 계획이 담긴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의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6차 공항개발계획은 △가덕도 신공항(신설) △대구공항(이전) △제주 제2공항(신설) △무안·광주공항(통합 이전) △새만금 신공항(신설) △흑산·백령·서산·울릉공항(신설) 등을 담았다. 기존 14개의 공항에 10곳을 추가해 총 24개의 공항이 들어설 계획이다.

제주 제2공항은 지난 2월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제주도민들의 반대의사가 확인됐다. 7월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했다. 그런데도 '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내용으로 공항개발계획에 포함됐다.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입지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나 '특별법'을 통해 다른 지역의 공항건설 요구까지 부추기는 나쁜 선례가 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계획에는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발전'을 명분으로 포함됐다.

새만금 신공항은 매년 30억원 이상 적자가 나는 군산공항 바로 옆에 추진중이다. '지역발전'을 이유로 흑산·백령·서산·울릉 등과 함께 계획에 포함됐다. 현재 운영중인 14개 지방공항 중 코로나19 이전 흑자를 기록한 곳은 4곳뿐이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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