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ancel

내일신문

[기고]

UN의 생물다양성 협약 목표는 비용 아닌 투자다

등록 : 2021-10-07 11:03:14

이창표 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

11일부터 15일까지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가 중국 쿤밍시에서 열린다. 이는 195개 국가가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맺은 생물다양성협약의 15번째 회담으로, 여기에서 세계 정상은 2050년까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지구를 이루겠다는 비전을 선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21가지 중단기 목표를 수립할 예정이다. COP15에서 맺어지는 협약 내용은 내달 초 개최될 유엔 기후협약(COP26)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자연환경보전지역 늘려야 할 수도

COP15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걷잡을 수 없는 생물다양성 손실이 있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의 글로벌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유엔의 20가지 목표는 그 어떤 것도 달성되지 못했다.

그린피스의 리 슈오(Li Shuo) 기후에너지정책 고문은 "어느 국가도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목표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이 놀랍지 않을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번 COP15는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유럽연합에 이어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2030년까지 미국 토지와 해수의 30%를 보호하는 30X30을 선언함으로써 이번 회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아마존 열대우림의 일부 지역이 온실가스 흡수원이 아닌 배출원으로 변해버린 만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국제적으로 거센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생물다양성 상황은 어떤까? 기상청이 발표한 이상기후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폭염일수는 150%, 가뭄일수는 15% 증가했다. 지난 7월에는 전남 강진군 지역에 600mm가 넘는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져 바닷물이 담수화돼 양식장의 전복이 전량 폐사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러한 생태계 파괴가 지속된다면 자연환경은 인간에게 필요한 식량생산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식량자급률 21.7%로 세계 5위의 식량 수입국인 한국은 더 큰 타격을 피할 수 없다.

1992년 생물다양성 협약을 맺은 한국도 이번 COP15에 따라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만약 30X30과 같은 수준의 목표가 COP15에서 수립된다면 한국은 자연환경보전지역을 지금의 면적보다 3배 정도 확대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

단기비용 늘지만 경제효과는 그 이상

'자연을 위한 캠페인'(Campaign for Nature)의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 30%의 토지와 바다를 보호하는 데 2030년까지 매년 1400억달러가 소요된다. 그만큼 한국에도 단기적 사회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그 목표를 달성하면 농업 어업 임업의 이익과 더불어 탄소배출권 비용 감소 등 경제적 효과가 연간 최대 4530억달러로 추산된다. 또한 기후변화를 예방하는 이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따라서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활동은 비용이 아닌 투자로 고려되어야 한다.

과학자들은 인류의 활동으로 촉발된 기후 변화와 서식지의 파괴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2050년까지 지구상 생물종의 25%가 멸종해 인류가 6차 대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10위인 한국정부가 기후위기에 따른 생물다양성 위기를 막기 위해 COP15에서 수립될 2050년 비전과 2030년 목표에 적극 동참하기를 바란다.

twitter   facebook   kakao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