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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자연 속에서도 야생동물과 거리두기

등록 : 2021-10-13 10:44:10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최근 코로나19와 공존을 한다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때문에 갇혀 지낸 데 대한 보상심리로 국립공원에 많은 인파가 집중돼 옐로스톤 국립공원 등이 몸살을 앓고, 각종 안전사고도 증가한다는 기사도 나왔다.

우리나라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가을 단풍철이 맞물리면 피곤한 일상과 반복된 실내생활에서 벗어나 높고 맑은 가을 하늘 아래 여가활동을 즐기기 위해 국립공원 탐방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사전에 막아야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크게 주목받지 않았지만 동물의 세계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라는 치사율 100% 전염병이 아프리카 유럽 중국을 거쳐 2019년부터 우리나라 강원도 경기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해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ASF는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동물의 사체나 야생동물, 사람을 매개체로 확산되고 있다. ASF는 코로나19와 달리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야생동물에게 치명적이다. 관계 당국에서는 광역 울타리를 치고 이동이 예상되는 지역에 포획 틀 등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멧돼지 개체수를 조절하고 있다. 또한 감염개체 조기 발견과 처리 등 감염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자연생태계가 크고 작은 감염병으로 큰 시름을 앓고 있는 이 시기에 많은 탐방객이 집중되는 가을철 야외활동은 감염병 확산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어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ASF 뿐만 아니라 작은소참진드기에 의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TFS), 털진드기에 의한 털진드기병(쯔쯔가무시) 등 다양한 인수공통감염병(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이 자연 속에 상존한다. 이러한 감염병이 사람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그렇기에 지친 일상에서 삶의 활력소를 얻기 위해 국립공원 등 자연을 방문할 때에는 탐방객들 간의 거리두기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과의 거리두기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정된 탐방로 이용, 등산 전후 소독 필수

야생동물과의 거리두기를 위한 행동수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립공원이나 산림지역에서는 반드시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 실제로 3일 설악산에서는 출입이 금지된 곳을 등반하다 추락사고로 인명피해가 2명이나 발생했다. 자연을 위해서 지켜야 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이다.

둘째, 야생동물을 만지는 행위나, 인위적 먹이주기 등 야생동물과의 사소한 접촉이라도 피해야 한다.

셋째, 풀밭에 눕거나 식물을 만지는 행동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야생동물이 가을과 겨울을 나는 중요한 식량인 도토리를 채취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탐방을 시작할 때와 마친 뒤에는 반드시 신발과 옷 등을 소독해서 혹시나 모를 감염병 확산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야생동물과의 거리두기는 자연뿐만 아니라 자신과 가족, 사회구성원 모두를 지키는 실천임을 알아야 한다. 야생동물과의 거리두기를 철저하게 실천하여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안전하고 즐거운 탐방을 즐기는 가을철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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