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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돌고래는 전자파를 원치 않는다

등록 : 2021-10-28 12:01:10

조창완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사드 도입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1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사드 등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한국이 들어가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사드가 결정되는 순간 한중관계는 이전과는 다를 것입니다." 사드 도입을 결정하기 전인 2015년 7월 군산에서 열린 '새만금·군산 CEO 경제포럼'에서 강의한 내용이다. 공직자를 비롯해 지역 경제인들 80명이 같이 한 자리였다.

그 얼마 후 현대모비스 파견 직원들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이해 강의에서도 "아마 사드가 도입되면 여기서 교육받는 분들 상당수가 현지로 파견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사드 배치로 우리가 얻은 이익은 무엇?

군산 강의 꼭 1년 후인 2016년 7월 8일 박근혜정부는 사드 도입을 발표했다. 다행히 반도체로 인해 대중국 수출 급감은 막았지만 문화와 관광은 엉망이 됐다. 특히 중국 내에서 활동하던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생존기반을 잃었다. 그런 피해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 국민들은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착각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인 한국의 처지에 대해 "언덕을 지나는 소처럼 한쪽만이 아닌 양쪽의 풀을 뜯어먹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아니라 영리하게 중간에서 역할하는 돌고래가 되라는 비유와 같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전략적 문제를 건들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 사드는 중국에게 가장 민감한 전략적 사안이다. 사실 사드가 배치되기 전 우리 국민 가운데 사드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언론도 사드가 배치될 경우 중국과 빚어질 갈등에 대해 제대로 지적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갑자기 사드 배치가 결정되고 중국과의 갈등은 커졌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류까지 멈추면서 한중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그럼 사드 배치로 인해 우리가 얻은 이익은 무엇인가. 사드가 북한의 전술무기로부터 우리를 구해준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모 방송에서 "중국의 관광이나 한류와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아예 비교할 수 없는 차원의 다른 문제"라고 사드 배치에 찬성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는 오히려 한반도를 둘러싼 수많은 관계만 복잡하게 만들어놓고 있다.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의 부지도 여전히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G8 넘어 G5 진입할 때 중국 역할 중요

문제는 앞으로다. 한국은 G8을 넘어 G5로 돌입하기 위한 큰 포부가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질서 속에 우방을 확대하고, 한반도를 더 평화롭게 유지하는 한편 통일로 나가는 것이다. 이때 중국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 이후 한국이 세계로 나갈 때 중국이 개척한 일대일로를 활용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자는 2017년 7월부터 시작된 '유라시아 횡단열차' 프로젝트를 총괄 기획했다. 평택에서 배를 타고, 롄윈강으로 건너가 기차로만 이동해, 포르투갈에서 항공으로 나오는 1만4000㎞의 대장정이었다. 그 길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봤다. 그리고 그 길이 다시 살아나 동서를 잇는 더 큰 프로젝트가 되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그 길에서 한번은 스쳤을 황해의 상괭이(돌고래) 들은 분명히 바다 위에 난무하는 전자파들이 싫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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