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효과 차단 전략

이재명-송영길-추미애 전면으로

경선캠프별 자리 배분 주력 예상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경선이 마무리되기 직전인 11월 2일에 대선캠프를 출범시키기로 잠정 결정한 가운데 선거대책위원회 조직표 안에 국민들이 감동할 만한 '깜짝 인사'가 들어가 있을지 주목된다. 여당은 내달 5일 국민의힘 후보 결정전에 앞서 캠프를 열고 컨벤션 효과를 반감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파격 인사 없이 경선캠프 주요 인사들의 나눠먹기용 자리 배치에 그친다면 오히려 신선함을 주지 못하고 비판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재명-추미애 오찬회동│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8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국민의힘 경선이 경선룰에 대한 큰 이견이 없이 진행됐고 이에 따라 경선불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홍준표 의원의 박빙 승부 등을 고려할 때 컨벤션 효과가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춰 선대위 출범 일정을 정한 것"이라고 했다. 컨벤션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 여당이 야당의 경선효과를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민주당의 의도가 실제로 유권자들의 표심까지 전달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선대위 리더십이 이재명 후보-추미애 명예선대위원장-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추 전 대표가 명예선대위원장 겸 후보 직속 사회대전환 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서면서 '명추(이재명·추미애) 연대'이미지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상임고문'으로 다소 뒤로 물러서기로 했다.

선대위 조직표는 이재명 대선 후보를 가장 위로 놓고 송영길 상임선대위원장 사이에 상임고문과 명예선대위원장 자리를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문재인캠프와 같이 상임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 사이에 상임고문과 명예선대위원장을 둘 가능성도 있다. 박찬대 이재명 후보측 수석대변인은 명예선대위원장의 지위에 대해 "상임과 공동 선대위원장의 사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해찬 전 대표 등 당 상임고문단은 별도의 고문단으로 묶일 것으로 보인다.

공동선대위원장은 각 대선 캠프의 선대위원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캠프의 우원식·변재일 의원, 정세균캠프의 이광재·김영주 의원과 함께 이낙연캠프의 설훈·홍영표 의원의 결합이 예상된다. 경선후보였던 박용진 의원과 김두관 의원은 주요 정책과 분권에서 각각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관련 책임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앙선대본부 총괄본부장, 종합상황본부 본부장, 전략본부 본부장, 조직본부 본부장 등에 어느 캠프 소속 인사가 배정될 지도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하게 '원팀'에 주력하면서 각 경선캠프 인사들을 기계적으로 분할 배치하는 방식의 '보여주기식'으로 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캠프 출신이 아닌 이낙연·정세균캠프 출신 인사들을 인위적으로 우대하는 방식으로 가면서 '원팀 분위기'를 고조시키겠다는 의도가 자칫 '구태의연한 자리 나눠먹기'로 비칠 수 있다는 얘기다.

파격적이거나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당 수도권 중진 의원은 "국민들에게 감동이 있는 캠프 조직과 운영이 돼야 한다"면서 "단순하게 캠프 사람들의 자리 만들기로 간다면 야당의 컨벤션 효과를 저지하기는커녕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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