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순익 전년대비 33% 증가 … 신한 이어 하나금융도 분기배당 하기로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의 올해 실적이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후 가계대출의 급증과 최근 금리상승 등이 이어지면서 예대마진이 늘어나고,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증권사 수익이 커지면서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일부 금융지주사는 분기배당을 속속 도입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26일 신한금융지주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5대 금융지주의 분기실적과 올해 누적실적이 속속 드러났다. 결과는 역대 최대규모의 순익으로 나타났다. 국내 5대 금융지주사의 올해 누적 순익은 14조3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금융지주사는 올해 3분기에만 4조6000억원 규모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익은 1조297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조1666억원)에 비해 11.3% 늘었다. 신한금융은 3분기 1조1157억원의 순익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1조2400억원)에 비해 2.5% 줄어지만, 올해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0.7% 늘어난 3조559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3조4100억원)을 이미 뛰어넘는 수준이다.

하나금융은 3분기 92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2.3% 증가했고, 누적 순익은 2조68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7.4% 늘어났다. 우리금융도 3분기(7786억원) 실적이 개선되면서 누적 순익이 2조19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무려 92.8%나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NH농협금융지주도 3분기 5428억원의 당기순익과 함께 올해 누적(1조8247억원)도 지난해에 비해 24.9% 증가했다.

금융지주사 실적개선에는 계열 은행의 이자수익 증가가 컸다. 예컨대 KB국민은행의 누적 원화대출금 규모는 311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5.5% 증가했지만, 순이자이익은 5조65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9929억원)와 비교해 13.3%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대출총액은 지난해 대비 6.9% 늘었지만, 이자이익은 9.1% 증가했다.

은행권이 대출 총액에 비해 이자이익이 더 많이 증가했다는 것은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예대마진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의 은행부문 3분기 누적 합산 이자이익은 31조3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빚투'(빚내서투자)의 확산과 소비회복 분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수수료이익의 증가세가 유지되며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도 비교적 탄탄했다.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 증가율은 기업투자금융(CIB)부문 손익 호조 및 자산관리영업 개선 등의 영향으로 57.2%에 달했다.

금융지주사 건전성 지표도 좋아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건전성 중심의 여신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 노력이 주된 이유로 해석된다.

부실채권비율(NPL)은 우리금융이 0.31%로 가장 낮고 △하나금융(0.33%) △KB금융(0.36%) △NH농협금융(0.37%) △신한금융(0.44%) 등의 순이다. 이들은 대체로 지난해 말대비 0.03~0.11%p 개선됐다.

금융지주사의 4분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등 실질금리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른 이자수익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부당국이 대출규제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총량의 증가는 더딜 것으로 보이지만 이익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연간 5조원대 순이익에 육박하는 실적도 기대된다.

한편 최고 수익을 기반으로 금융지주사의 분기배당도 확산할 조짐이다. 신한금융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배당을 하기로 해 분기배당이 사실상 정착단계로 가고 있고, 하나금융도 내년부터 분기배당을 적극 도입하려는 움직임이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CFO는 "신한지주가 3분기에도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며 "분기배당이 안정화되는 시기에 저희도 배당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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