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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도매시장, 내부갈등으로 경쟁력 약화

농산물 유통환경 급변에 대응 못해 … 외국은 중앙-지방 재편해 선순환 체계 완성

등록 : 2021-10-28 10:56:51

가락시장으로 대표되는 공영 농수산물도매시장이 변환기를 맞았다. 비대면 거래와 디지털 전환으로 농산물 유통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도매시장의 변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수산물도매시장 주요 쟁점과 정책적 함의'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도매시장 담당자 설문조사에서 '도매시장 경쟁력 원인' 1순위로 '저렴한 가격'(32.0%)이 꼽혔다. 반대로 '경쟁력이 없는 원인' 1순위로 '큰 가격 변동성'(26.9%)을 선택했다. 공영 도매시장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한편으로 예측 불가능한 가격 변동이 있다는 것이다.

공영도매시장은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하지 못하면 붕괴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농수산물도매시장 내부 갈등은 이같은 구조를 더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공영도매시장 갈등은 주로 '도매시장법인-중도매인'이나 '도매시장법인-출하자' 관계에서 발생한다. 원인은 법제도의 경직성에 있다. 응답자들은 갈등의 효율적 해결 방안으로 '법·제도 변화'(47.5%)를 꼽았다. 설문조사는 4~5월 전국 도매시장당 1~3명씩, 모두 1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외국 농산물 주산지 도매시장은 경매를 통한 신속하고 공정한 가격 결정으로 생산자 이익을 보호하고, 소비지 도매시장은 규모화한 도매시장법인이 정가수의매매와 단순 가공을 통해 농수산물을 분산, 부가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이 1990년대 이전 대형유통업체 슈퍼마켓 등이 등장해 도매시장 경쟁력이 하락하자, 각국은 도매시장 통폐합을 추진하거나 도매시장과 대형유통업체 중심 규모화 유통에서 로컬푸드 중심의 지역농산물 생산·유통·소비의 순환체계로 전환했다.

반면 국내 공영도매시장은 2010년대 초 농산물 유통환경 변화와 신유통 확산으로 대형유통업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자 변화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2010년대 농산물 유통은 경로가 도매시장 대형유통업체 외에도 식자재마트 대형슈퍼마켓 로컬푸드직매장 푸드플랜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도매시장 경쟁력이 빠르게 감소했다. 시장도매인제 도입, 중앙과 지방도매시장의 역할 변화 등에 대해 아직도 논란만 거듭하고 있다.

김성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논단에서 "중앙도매시장은 공공성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추구하며 지방도매시장은 효율성을 높여 활성화될 수 있도록 재편돼야 한다"며 "공영도매시장은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의 가장 중요한 허브이지만 변화에 가장 느리고 효율성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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