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울산 76% "정수기·생수 이용" … 2021 '수돗물 먹는 실태' 조사보고서

우리 국민 절반 가까이가 수돗물을 그냥 마시지 않고 '정수기를 설치해서'(49.4%)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나 커피 등을 끓일 때도 41.9%는 '수돗물을 정수기로 걸러서' 이용하고 있었다. 다만 '밥이나 국, 찌개 등 음식을 조리할 때'는 67%가 수돗물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함안군 칠서정수장의 녹조제거 시스템│창원시와 함안군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칠서정수장은 낙동강 녹조 유입시 단파장 펄스를 이용한 녹조응집 침전시스템을 가동한다. 사진 남준기 기자


환경부와 한국상하수도협회가 조사한 '2021 수돗물 먹는 실태 조사 결과 보고서' 내용이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 161개 시군 7만2460가구(1가구에 1명)가 참여했다.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끓여서 먹는다'는 응답은 대구(28.0%) 인천(28.3%) 부산(33.5%)이 가장 낮았다. 낙동강 녹조에 따른 상수원 수질에 대한 불신, 인천시 붉은깔따구 사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정수기 설치율은 지자체에 따라 들쭉날쭉했다. 가장 높은 곳은 세종(57%)이었고 인천(56.5%) 대전(56.4%) 울산(56.4%) 부산(54.7%) 순이었다.

'물을 마실 때 우물물이나 지하수, 약수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강원(2.3%) 전남(2.2%) 충남(1.9%) 대구(1.6%) 충북(1.5%) 경남(1.5%) 경북(1.3%) 부산(1.1%) 순이었다.

서울(0.2%) 대전(0.1%) 광주(0.3%) 등 대도시 사람들은 접근성 때문에 약수나 지하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반면 대구와 부산 시민들은 우물물이나 약수를 상대적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차나 커피를 끓여 마실 때 수돗물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울산(32.1%) 부산(33.6%) 대구(34.7%) 순으로 낮았다. 서울은 46.4%로 평균보다 높았다.

낙동강을 주된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부산 대구 울산은 76% 이상의 가구가 물을 먹을 때 '정수기'나 '먹는샘물'을 이용하고 있었다. '정수기나 먹는샘물 등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믿을 수 있어서'라는 응답은 부산(53.4%) 대구(64.9%) 울산(51.5%) 경북(53.0%) 등이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밥/음식 조리에 수돗물을 그대로 이용한다'는 응답도 울산(46.0%) 부산(51.9%) 경기(62.8%) 대구(63.7%) 순으로 낮았다.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끓여서 먹는' 경우 '수질을 믿을 수 있다'는 응답도 부산(59.8%) 대구(53.0%) 울산(53.0%) 순으로 낮았다.

'수돗물 공급단계의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 "취수단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은 대구(37.4%) 제주(37.0%) 경남(35.8%) 충북(35.3%) 순으로 높았다. 부산(32.4%)도 높은 편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수질을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은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끓여서 먹는 경우 65.6%였다. 수돗물을 정수기로 걸러서 먹는 사람들은 73.9%, 먹는샘물(생수)을 구매하는 경우 80%였다.

수돗물을 염소로 소독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필요하다' 26.9%, '문제가 없다' 26.3%, '장기적으로 문제가 있다' 25.7%, '투입하지 말아야 한다' 6.3%, '잘 모르겠다' 14.8%로 긍정적인 인식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마다 수도요금이 다르다는 사실은 국민 26.4%만이 알고 있었다. 수도요금이 수돗물 생산에 들어가는 원가의 평균 80%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13.5%만이 인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돗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중복응답) '노후 수도관 교체'(48.3%), '상수원 수질관리'(40.8%), '정수장 시설 고도화'(28.8%) 등이 과제로 지적됐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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