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섭 심사위원장, 박승춘 보훈처장 '선제보훈'에 반발해 사직

박승춘 처장의 권위주의적인 리더십과 독립·민주보훈을 배제한 채 안보교육만 치중하는 보훈정책에 일부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국가보훈처 안팎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해 연말 장대섭 보훈심사위원장이 박 처장의 부처 운영방식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심사위원장은 2014년까지 임기가 보장된 별정직 공무원이며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위다.

그는 사직한 직후인 올해 1월 1일과 3일 박 처장의 독선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인 '장대섭의 보훈마당'에 올렸다. 이에 따르면 "(박 처장은) 일방적으로 독립유공자들의 독립정신과 민주정신은 배제하고 안보교육에만 치중하고 있다. 강우규 의사 동상 건립이나 신흥무관학교 100주년 기념사업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비판했다.

박 처장은 4일 '선제보훈'이라는 생소한 제목으로 대통령에게 새해 업무보고를 했다. 이 용어에 대해서도 장 전 위원장은 "생전 들어보지 못한 군사용어를 본딴 것"이라며 "용어에 문제가 있다고 건의해도 묵살하더니 보훈처가 웃음거리가 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전임 처장은 신뢰·공정·IT의 리더십으로 보훈처 위상에 괄목할 업적을 남겼다"면서 현 처장의 리더십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직원들을 불신하니 간부회의에서 괜시리 이빨을 가는 듯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계급이 낮은 직원에게는 육두문자마저 쏟아진다"며 보훈처공무원을 증오하는 게 현 청장의 심리라고 지적했다.

또 전임청장은 정보기술을 이용해 보고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활용했는데, 현 청장은 직원들을 청장실 앞에 줄세워 구두보고시키는 7080 고령세대 스타일이어서 업무지연과 오해가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전자보고 활용 필요성을 계속 건의해도 묵살되고 … 처장은 직원들 보고가 너무 적다고 불평이고, 직원들은 일이 안 돌아가니 돌아서서 처장을 성토하고 빨리 바뀔 날만 고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보훈처 관계자는 "박 처장이 직원들 앞에서 고성을 지른 적은 있지만 업무추진상 있을 수 있는 정도였다"면서 "장 전 위원장이 명예퇴직을 하면서 인사상 서운함 때문에 그같은 의견을 밝힌 것 같다"고 말했다.

진병기 기자 j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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