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욱 ㈜미소정보기술 대표이사 빅데이터 전문가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s)라는 영화가 있다.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남성우월주의자 닉. 어느날 감전사고를 당한 그에게 특별한 능력이 생긴다. 여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광고기획자인 그는 이때부터 여성 용품에 대한 특별한 기획력을 갖게 되고, 여성들의 마음도 쉽게 얻을 수 있게 된다.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진정성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때로는 나도 잘 모르는 나를 상대가 더 잘 알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대선에 대한 중도·2030세대의 마음이 바로 이렇다. 이들은 특정 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후보 개개인이 펼치는 다양한 발언과 공약, 언론보도에 대해 빠르게 반응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표심을 드러낸다. 이들은 실시간 반응하면서 대선후보 간 오차범위 지지율을 오르내리게 만드는 장본인들이다. 어찌 보면 이들은 언제든 태세를 전환할 수 있는 민감한 유권자들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이들의 마음을 실시간 헤아리면서 선거 전략을 짜야 한다.

여론조사로 유권자 속내 모두 읽기 어려워

선거에서는 유권자의 마음을 읽고, 이를 대변하고 필요한 정책과 공약을 내거는 게 중요하다. 한사람의 마음이라도 더 얻는 것이 선거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매일 상대의 마음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짧은 기간 변화에 민감한 2030세대와 중도층은 반드시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 마음을 읽고, 거기에 대처하고 대처한 행위에 대한 반응을 빠르게 파악하는 반복이 중요하다.

중요한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가장 바쁜 곳이 여론조사 기관들일 것이다. 하지만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이미 마음을 결정한 유권자들만 적극 응답하는 정도다. 여론조사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무작위 전화응답으로 대부분 이루어진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현황을 보면 대부분 1000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차이가 있지만 응답률은 1~20%까지 다양하다. 응답률은 전화를 받은 사람 중 전화를 끊지 않고 질문에 끝까지 응한 사람의 수를 의미한다.

그런데 수치의 정확성에 대한 신뢰도도 문제지만, 지지하거나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찾을 수 없다. 이것으로는 중도층의 민심을 판단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지율로 판단을 하지만 속내를 설명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마음이 오락가락하는 유권자들의 일기장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소셜데이터에 그 해답이 있다. 후보들의 열띤 하루의 행보가 각종 매체를 통해 라이브로 중계되고, 주요 기사와 동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다시 소비된다.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추천 또는 검색되어 노출이 되고, '좋아요' 또는 '나빠요'로 즉시 반응하고 때론 필요한 의견을 댓글 형태로 남기면서 적극 참여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인 의사를 나타내는 것이며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진심을 드러내는 것이 소셜의 특징이다.

이것을 실시간 읽어낼 수 있다면 아마 유권자의 일기장을 매일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 분 단위, 시간 단위, 하루 단위로 모니터링하면서 미시적 전략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더불어 관련된 긍부정의 키워드가 함께 제시되기 때문에 공감의 주제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2030마음 읽으려면

최근 들어 소셜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는 시도는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 또한 그 주기가 매우 길어서 바로 반응하고 하루가 다르게 마음이 바뀌는 2030세대에는 소셜데이터 분석도 한계를 드러냈다.

하지만 실시간(Real Time)이 전제된다면 1년 전 일기장을 보는 것과 매일 일기장을 보는 것이 큰 차이가 있듯이 매우 다른 양상을 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