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신규 확진자를 비롯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수가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늘부터 향후 4주간 수도권은 최대 6명, 비수도권은 8명까지로 사적모임을 제한했다. 또한 실내체육시설과 유흥시설 등 일부 고위험 시설에 적용되던 방역패스도 다중이용시설 전반으로 확대된다.

1일 신규확진자 5000명대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하면서 예측한 범위 안에 있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규모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위중증 환자수는 지난 1일부터 723명→733명→736명→752명으로 700명대 증가세를 나타냈고 1일 사망 환자도 국내 유행 이후 첫 70명대로 급증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한달 만에 확진자가 급증하는데 병상이 없어 재택치료자가 1만5000여명에 달한다.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중환자실 입원 환자 중 회복 가능성이 낮은 환자의 중환자실 이용 제한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오미크론 지역사회 확산 기정사실

설상가상으로 오미크론변이 감염자가 집중된 인천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감염 의심 사례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정부는 오미크론변이의 지역사회 확산을 기정사실화하고 통제대책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공포 마케팅은 경계해야 한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 CEO가 자사 백신이 오미크론변이엔 델타만큼 효과를 발휘하진 못할 것이라고 언급해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변이용 백신을 개발해 대량공급하는 데 여러달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제약사 CEO가 자사 백신이 효과가 없다고 스스로 실토한 사례는 드문 일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가 "우리는 준비돼 있어야 하고 신중해야 하지만 공포에 질릴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1년 전과는 다른 상황에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에 주목해야 한다.

오미크론변이가 순식간에 전세계로 확산될 정도로 전파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전파 속도와 함께 병원성이 높은지 낮은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독일 임상 유행병학자가 오미크론을 코로나 종식 신호로 본 것은 오미크론이 델타변이보다 2배나 많은 32개 스파이크 단백질을 갖고 있어 감염 속도는 빠르지만 덜 치명적이어서 대부분의 호흡기질환이 진화하는 방식과 일치한다고 본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과학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기처럼 가벼운 바이러스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해온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제1차세계대전 마지막 해인 1918년 시작된 스페인 독감은 약 2년간 3차 파동을 거치며 지속된 후 종식되었지만 H1N1 바이러스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인류의 면역력이 높아지고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낮아져 감기처럼 되면서 유행이 종식된 것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처음 가는 길이라 시행착오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현재 상황이 매우 엄중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더 강력한 조치를 알지 못해서 취하지 않는 게 아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하고 이전으로 되돌아갈 경우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게 다시 피눈물 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건강하거나 백신 접종자에게는 큰 타격을 주지 않는다.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는 의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입원 후 하루 이틀이 지나면 백신 접종자는 상태가 호전되어 다른 병실로 가지만 백신 미접종자는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위중증으로 악화된 환자 중 70% 정도가 백신 미접종자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중 연령대로 보면 60대 이상이 95%가 넘는다. 따라서 60대 이상에서 백신 미접종자나 추가접종(부스터샷)을 권고받은 경우 적극 참여해야 한다. 그 이하 연령층에서도 기저질환자는 백신접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재택치료자 적극적인 치료방안 마련해야

정부는 재택치료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1만5000명에 달하는 환자가 재택치료 중으로 한달 사이에 3배가 급증할 정도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현장에 있는 시민들은 "가족들이 번갈아가며 확진되란 거냐"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재택치료자에 대한 자가치료 방안, 다른 가족들 감염방지책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항체치료제를 과감히 사용해 위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김기수 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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