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열 약학 의예 생명과학 컴퓨터 관련 학과 경쟁 치열 … 인문계열 미디어 관련 학과 경쟁률 최고

대학에 들어가 공부할 전공이나 학과의 결정은 3년간의 고교생활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학과를 결정했더라도 막상 대입 지원을 할 땐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과년도 대입 경쟁률이다. 입시의 최종 목표는 합격인 만큼 지난 입시 결과에 따라 나의 지원 전략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올 수시 모집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올랐다. 그 가운데 학생들의 학과 선호를 확인할 수 있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자연계열은 약학 의예 생명과학 컴퓨터 관련 학과의 경쟁이 심했고 인문계열은 미디어와 사회과학, 행정, 심리학 관련 학과에 수험생이 몰렸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학과에 지원하길 원한다면 어떤 입시 전략이 필요할까?
우선 2022 수시 경쟁률에서 눈여겨봐야 할 모집 단위를 짚어본다. 이어 관심 분야 안에서 학과 결정 범위를 확장하는 방법과 선배들의 연계 학과 지원 사례를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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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모집에서 수험생의 관심이 가장 많은 전형은 역시 학생부 종합전형이다.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지원하기에는 내신등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고,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려면 교과전형보다 종합전형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올해 수시 모집에서 서울권 대학의 종합전형 경쟁률은 상승했다.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 이후 종합전형의 모집 인원을 축소한 곳이 많고 고려대 서강대 한국외대 등이 자기소개서를 폐지해 수험생의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다.

올해 15개 주요 대학 종합전형 인문계열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은 모집 단위는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로 42.83:1의 경쟁을 보였다. 이 학과의 최근 3개년 경쟁률을 보면 지난해 33:1로 가장 낮았고, 2019년에는 56.17:1까지 치솟았다.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경쟁률도 41.08:1로 높았다. 심리학과와 사회학과 계열 모집 단위의 선호도 두드러졌다.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39:1)와 미디어학부(38.67:1), 경희대 사회학과(29.50:1)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표 1).

전천석 삼선대학입시연구소 소장은 "종합전형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 희망과 관심 분야 안에서 학교생활 결과를 토대로 지원하는 특성상 학생들의 학과 선호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인문계열 수험생의 방송 언론 미디어 계열에 대한 선호는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한다. 높은 경쟁률을 뻔히 알면서도 무모하게 도전하기보다는 연계학과로 눈을 돌려 폭넓게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이다.

◆의약계열 고공행진, 신설 약대 선호 = 자연계열은 중앙대 생명과학과가 50.13:1로 가장 높았고, 서울시립대 생명과학과(48:1)와 한양대 생명공학과(42.17:1)가 뒤를 이었다.

특히 올해 새로 신입생 선발을 시작한 약학과의 경우 39.50:1을 기록한 중앙대를 비롯해 동국대 이화여대 경희대 숙명여대 중앙대 성균관대 연세대 약학과가 20: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진수환 강원 강릉명륜고 교사는 "생명이나 화학 관련 학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학과 지원을 고려하는 경우가 적어 이들 학과가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약학과 모집 단위가 신설되면서 의예 등에 지원하려던 학생들이 약학과로 안정 지원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디어 사회 행정 식품 분야 인기 = 올해 수시 모집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모집 단위는 인문계열의 경우 미디어 사회과학 행정 식품 정치외교 통계 역사학 사회복지 심리학 등이다. 자연계열에서는 약학 자연과학 생명과학 의예 보건 화학 신소재 바이오 컴퓨터 순이었다.

15개 대학 학생부 종합전형 자연계열 지원인원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험생이 몰린 분야는 컴퓨터(586명 모집, 8935명 지원)였고, 2위가 전기·전자(616명 모집, 7864명 지원), 3위가 생명과학(361명 모집, 7747명 지원) 분야였다.

인문에서는 1108명을 뽑는 경영 분야 학과에 1만4189명이 몰려 가장 높은 인기를 보였고 어문계열(1092명 모집, 1만2082명 지원)이 2위, 교육(524명 모집, 5681명 지원) 분야가 3위였다.

◆대입 지원학과 결정시 주의할 점 = 종합전형의 경우 진로의 방향성이나 전공 적합성 등에 대한 부담으로 학과를 미리 정해놓고 준비하는 경향이 강하다.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로 인해 학과 지원의 폭을 넓히지 못하는 상황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안효경 서울여대 입학사정관실장은 "전형 종류와 무관하게 마니아층 학생들이 극심하게 몰리는 특정 학과가 있는데 언론영상학부도 그런 경우"라며 "이 분야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탐색에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이 강해 해마다 높은 경쟁률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진 교사 역시 "언론홍보 사회복지 심리학과를 선호하는 학생들은 해당 학과에만 집중하는 성향이 두드러진다"며 "수시 6장의 카드 중 절반 이상을 본인 선호 학과에 투자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입 지원자의 학생부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에 지원 희망 학과 관련 내용을 기재하는 사례가 늘면서 학과 확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생부 '진로 희망사항' 항목이 대입 평가에서 배제됐고 대학도 진로의 일관성 측면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

본인이 희망하는 학과와 관련있는 과목을 선택해 학습하고 관련 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공 적합성 틀에 묶여 특정 과목 안에서만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안 입학사정관실장은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관심 분야에 대한 탐색을 넓게 하라고 권하고 싶다"며 "특히 진로탐색을 할 때 가장 기본은 학교생활, 특히 수업이므로 그 안에서 배운 것을 관심 분야와 연결해 깊고 넓게 확장할 것을 권한다"고 말한다.

장지환 서울 배재고 교사는 "수시에서는 6회의 지원 기회가 있는 만큼 학생이 원하는 학과에 꼭 지원하길 권한다"며 "그러나 전제 조건은 학업 역량과 학교 활동에서도 그 고집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나름대로 목표를 갖고 학교생활에 최선을 다했는데도 막상 대입원서를 쓸 땐 성적이 안돼 진로를 바꿔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처음에 생각한 진로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닫기도 하고, 아직 어떤 학과에 진학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내 학생부와 성적을 토대로 지원 전형과 학과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이제는 단순히 과목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관련 과목의 범위를 어떻게 확장하고 있는지, 선택한 과목을 어떻게 공부하고 깊이 있게 탐구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오히려 다른 분야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관심을 넓게 확장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김기수 기자 · 홍정아 내일교육 리포터 jahong@naeil.com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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