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수보다 중증환자-사망자-의료여력 종합판단 … 가족·지인 비대면 안부·격려는 '자주'

국내 코로나19 오미크론변이가 확산되면서 26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설명절이 지난 이후 2월 중순 쯤은 최근 감소세인 위중증환자와 사망자도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미크론의 '델타보다 빠른 전파력'과 '낮은 중증도' 특징은 확진자 급증에 비해 중증환자-사망자가 덜 발생하는 현상을 낳는다. 중증도가 낮다고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만약 청년-장년층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게 되면 사회필수영역의 업무수행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미접종자와 기저질환자들은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한 건강상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오미크론변이 유행이 본격 전국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설명절 기간 동안 그리고 이후 2월 기간 동안 반드시 알고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오미크론 확산과 건강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명절 끝나고 안전하게 만나요│27일 오전 부산 남구 무지개유치원에서 한복을 입은 원생들이 선생님으로부터 신속항원검사키트를 지급받은 뒤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국내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2월 안에 3만명대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변이의 '낮은 중증도'라는 특징 탓에 델타변이 우세종 시기와 확진자수에 대한 '다른 인식' 이 필요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유행은 확진자 수보다는 중증환자와 사망자, 의료체계의 여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기 양상을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델타변이 우세종 시기처럼 확진자 증가가 곧바로 위중증-사망자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라는 말이다.


◆전세계 확진자 급증 속 사망자 증가는 미미 = 전세계적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오미크론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반면 국가마다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급증한 확진자에 비해 사망자는 증가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26일 1주간 전세계 신규발생은 546만명으로 전주에 비해 20% 증가했다. 반면 사망자는 4만6066명으로 -1.5%를 보였다.

12월 27일∼1월 1일 1주간에는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신규발생은 953만명으로 전주 대비 71%나 증가했다. 반면 사망자는 4만1178명으로 -9.6%였다.

1월 3일∼9일 1주간 전세계 신규발생은 1540만명이였고 사망자는 4만3666명으로 전주보다 +3.6%를 보였다. 1월 10일∼16일 1주간 신규발생 1873만명으로 최다 발생을 매주 경신했다. 사망자는 4만5543명으로 전주보다 +4.2%로 나타났다.

4주간 신규발생이 3배 넘게 늘었지만 사망자는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다만 오미크론변이 확진자가 급속 확산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의료대응의 어려움을 겪었다.

◆3차접종 증가와 오미크론 중증도 낮은 점, 상황 극복에 유리 = 국내 상황은 외국처럼 급속한 확진자 발생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26일 0시 기준 처음으로 1만3012명의 신규 확진자수를 보였다. 오미크론변이에 의해 2주 전부터 유행이 증가하고 있었고 앞으로 상당한 기간 확진자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미크론변이 전파율이 델타변이의 3배라고 보고 확진자 증가 전망치로, 2월 중순 2만7000명∼3만6800명, 상황이 악화되면 2월 말 7만9500명∼12만2200명 가능성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3월에 가면 20만명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그러면 사회적거리두기를 더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지난해 12월 델타 유행 때와 다른 양상이 다르며 방역관리의 목표도 다르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8일 국내 처음으로 일일 7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사망자의 90%를 차지한 60세 이상 확진자는 34.1%였다. 하지만 1월 26일 0시 기준에는 7.7%로 975명으로 줄었다. 확진자수는 2배 이상 늘었으나 60세 이상 확진자는 당시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그만큼 위중증-사망자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위중증환자는 840명에서 385명으로 감소했다.

방역당국은 고령층의 3차접종률이 22.1%에서 85.1%로 높아진 점과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화율이 복합해서 만든 결과라고 밝혔다. 3차접종 2∼3주 후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항체는 접종 전보다 최소 10.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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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미접종자-기저질환자 여전히 위험에 노출 = 현재까지 국내외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은 델타변이보다 2배 이상 빠르다. 중증도는 델타변이보다 낮으나 독감보다는 높게 보고됐다. 오미크론변이의 치명률은 0.16%로 델타변이의 0.8%의 1/5 수준이다.

김 윤 서울대의대 교수는 "굳이 비유한다면 건강한 청년-장년은 독감 정도로 대응하면 되겠지만 백신 미접종자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층은 여전히 다른 코로나19에 감염될 때처럼 충격을 받게 되는 상황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변이 유행 확산으로 고위험군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위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중증-사망자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KF80 이상의 마스크 착용 필요 =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중증환자와 사망 피해 최소화 △의료체계 과부하와 붕괴 방지 △사회경제적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대응체계를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오미크론 대응조치는 26일부터 광주 전남 평택 안성 등 변이 우세화 지역 4곳에서 먼저 시행했다. PCR검사는 밀접접촉자 등 역학적 관련자,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소견서가 있는 사람, 신속항원검사 양성 확진자, 60대 이상 등 고위험군만 선별진료소에서 할 수 있다.

이외 검사희망자는 집근처 선별진료나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된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이 나오면 PCR검사를 받게 된다.

격리기간도 달라진다. 확진자 가운데 백신접종완료자는 10일에서 7일로 격리기간이 줄어든다. 미접종자는 현행대로 10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 밀접접촉자는 접종을 완료했다면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미접종 밀접접촉자는 7일간 격리된다.

방대본은 오미크론변이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생활 속 방역수칙을 지키고 상황별 권고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할 것 등을 강조했다.

일상생활에서 △KF94-KF80 마스크 착용하기 △30초 이상 비누로 손씻기 △1일 3회 이상-1회당 10분 이상 환기하기 △사적모임-외출-집단행사는 최소화하기 등 생활 속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오미크론 확산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마스크를 벗는 모임은 자제하고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 방역수칙을 지켜야 자신과 가족 직장동료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강 교수는 "부모님이나 지인들과 비대면 통화 등으로 안부나 격려를 나누는 시간을 더 늘려 서로가 심리정서적으로 위안을 얻도록 하자"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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