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파장 주목

호남권 지지율 엇갈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졌다. '욕설 녹취록' 공개가 미칠 파장을 주시했던 이재명 후보측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념상 중도층의 표심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권에서 윤석열 후보가 두자릿수 지지율을 넘어 20%에 근접한 결과가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대기관의 전국지표조사(24∼26일. 1000명.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4자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후보 35%, 윤석열 후보 34%, 안철수 후보 10%, 심상정 후보 2%를 기록했다. 1주 전 조사보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1%p 올랐다.

세계일보·넥스트리서치 조사(24~25일. 1005명)에서도 이 후보 33.5%, 윤 후보 32.9%로 오차범위내 접전을 보였다. 안철수 후보는 11.8%, 심상정 후보는 2.7%였다.

문화일보·엠브레인퍼블릭(24~25일. 1001명) 조사에선 이 후보 33.5%, 윤 후보 35.9%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 욕설 녹취록 공개와 관련해 응답자의 51.1%가 이 후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답변은 40.7%였다. 또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녹취록 보도와 관련해선 응답자의 45.2%가 윤 후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 응답자의 42.5%가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측에선 자동응답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던 대선후보 지지도가 이번 전화면접 조사에서 오차범위내로 좁혀진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의 본선 최대 악재로 평가되던 '욕설 음성 파일'이 공개돼 여론조사에 반영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성남 상대원시장 유세에서 욕설에 대해 사과하고 눈물을 흘렸다. 후보리스크 요소로 평가된 대형 악재가 조기에 반영되면서 법정선거 운동의 행보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후보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임명된 우상호 의원은 "여론조사결과가 초경합 보이고 있다. 설연휴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이후 판세에 변화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누가 더 일 잘할 후보냐'가 관심이 될 것인데, 설연휴 민심을 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도층과 부동층을 겨냥한 정책행보에도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대책 등 후보의 인물경쟁력이 향후 지지율 변동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큰 지지율 격차에도 김동연 후보와 정책토론회를 갖기로 합의한 것도 이의 연장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전 대표가 지역유세에 동참하면서 '원팀' 선대위를 강조한 것으로 긍정적 요소로 풀이된다.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권 지지율도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 회복이 더딘 점은 이 후보에게는 위협요소다. 이번 4대기관 지표조사에서 호남권(99명) 지지율은 이재명 47% 윤석열 14% 안철수 14%였다. 1주 전보다 이 후보는 20%p 하락했다. 무등일보·한국갤럽(24~25일. 1605명) 광주전남 조사에서 이재명 63.5% 윤석열 8.9% 안철수 11.3% 심상정 4.5%였는데 광주권에선 이 후보 59.5% 안 후보 12.3% 윤 후보 11.1%였다.

새전북신문·한길리서치의 전북지역 조사(24~25일. 800명)에서는 이재명 67.0% 윤석열 17.2% 안철수 6.7%였다. 여기에 최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급증과 관련한 정부의 방역대응에 대한 평가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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