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독일 공간방역 개념 도입

국내 공기살균 관련 출원도 급증

아하정보통신 등 제품 출시 봇물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에 이르고 있다. 세계 각국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방향을 잡았다. 방역도 지금까지 주력해온 개인중심에서 공간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미 일부 선진국에서는 공간방역을 기반으로 위드코로나(With Corona)에 착수했다. 공간방역은 위드코로나로 인한 코로나 감염 확산을 최소화하거나 차단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공간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기살균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세균 바이러스의 DNA와 RNA를 파괴해 공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공기살균기기는 공간방역의 무기인 셈이다.

아하정보통신 공기살균정화기 '퓨리토피아'

◆다중이용시설 공기살균기 설치 =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살균장비시장규모는 121억달러(2020년)에서 136억달러(2025년)로 매년 2.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규모는 살균기기에 소모품 액세서리 서비스 등이 더해진 수치다. 2020년 기준 국내 살균시장규모는 1조1000억원(통계청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미 일부 선진국가는 위드코로나 대응을 공간방역으로 전환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은 대유행 이후 많은 사람이 모이는 넓은 공간을 살균하기 위해 자외선살균기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학교 공장 창고 등에서 사용하는 살균기 제품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제품도 개발돼 출시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인 아리즈톤 어드바이저리 앤 인텔리전스(Arizton Advisory and Intelligence)은 2019~2025년 글로벌 자외선소독장비 매출이 연평균 약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에서도 정부주도로 학교 관공서 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에 공기살균기를 설치하고 있다. 2021년 6월 바이에른주 총리는 초등학생들이나 유치원생 등 18세 이하 학생들이 백신 시험접종을 기피하자 공간방역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비대면교육을 대면교육으로 전환했다. 학생들의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바이에른주는 공간방역에 필요한 공기살균기 도입에 약 2억유로의 조달예산을 책정했다.


◆항균·항바이러스 기술 주력 = 국내 공기정화 특허출원 양상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간 공기정화 특허출원은 주로 미세먼지 제거와 관련이었다. 2016년 이후 매년 200여건에 이를 정도로 기술개발이 활발했다.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대유행 선언 이후 실내 세균과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항균·항바이러스 기능을 갖춘 공기정화 관련 특허출원 건수가 급증했다. 기술내용도 진화하고 있다.

특허청(청장 김용래)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9~2021년) 공기정화 관련 특허출원은 총 1329건이다. 이중 공기살균(항균·항바이러스) 관련은 365건으로 27.5%를 차지했지만 증가세는 뚜렷하다. 2016년 18.0%(211건 중 38건)에서 2021년 54.6%(163건중 89건)로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출원이 집중된 셈이다.

세부기술별로 살펴보면 다양한 방식으로 항균·항바이러스 공기정화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필터 종류 82건(22.5%) △자외선(UV) 살균 83건(22.7%) △필터 구성물질 41건(11.2%) △물로 세정하는 습식 방식 24건(6.6%) △플라즈마 음이온 방식 29건(7.9%) △전기집진 방식 8건(2.2%) △기타 98건(26.8%) 등이다.

기술개발은 중소기업과 개인이 주도하는 양상이다. 항균·항바이러스 공기정화 기술이 비교적 소자본 기업이나 개인의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이 특허출원의 45.8%(167건)를 차지했다. 개인은 87건으로 36.6%를 담당했다. 반면 대기업은 9.3%, 대학·연구소는 8.8%에 그쳤다.

◆다양한 제품 쏟아져 = 국내에는 다양한 공기살균기가 판매되고 있다. 대부분 중소기업 제품이다.

아하정보통신(대표 구기도)의 '퓨리토피아'는 필터없이 공기를 살균하는 공기살균정화기다.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병원용의료기로 승인 받았다.

퓨리토피아는 아하정보통신의 차세대융합헬스케어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독자개발한 멀티스트리머플라즈마기술(MSPT)이 적용됐다. MSPT는 83개 셀 내의 침극에서 방출한 전자가 스트리머 플라즈마를 형성시킨다. 각각 셀 내부는 1만8000도가량의 높은 에너지를 발생시켜 부유세균과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잡는다. 헤파필터로도 제거할 수 없는 오염물질을 이온화시키는 장치(EDC컬렉터)가 있어 라돈과 같은 물질과 미세부유물질을 제거한다.

특히 강력하고 안정적인 저온 플라즈마 방전 특허기술을 적용했다. 플라즈마 살균방식은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기술로 즉각적이고 완벽한 살균이 이뤄진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슈퍼박테리아 세균시험에서 99.9% 감소율을 얻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사한 'mRNA 바이러스' 시험에서도 감소율 99.9%를 보였다.

구기도 대표는 "아하정보통신은 플라즈마 방전 시 발생하는 오존(O₃)을 장치 내에서 완벽하게 제거해 안전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에이피씨테크 퓨리팟 웰리스 에어러스코리아 신영에어텍 부루테 다담마이크로 등이 가정용 공기살균기 제품을 내놓았다.

중견기업 세스코도 지난해 공기살균기 '센스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공기를 강제 흡입해 'UV살균터널'로 바이러스와 세균의 유전정보를 손상시킨다. 세스코 과학연구소와 고려대 바이러스병연구소 공동연구에서 센스미는 공기 중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력을 99.99% 이상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퓨리케어 공기청정기도 미세먼지와 5대 유해가스 뿐 아니라 바이러스와 유해균을 99.9% 제거한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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