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대선패배, 반성없어 쉽지않은 선거"

무마하고 덮는데 급급한 대응으로 경각심 해이

더불어민주당에 연이어 성비위 의혹이 쏟아져 나오면서 20일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올해 대통령선거의 주요 패인 중 하나였던 '성추행'과 '사후대응 부실'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 덮어버린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이은 선거 패배 이후 제대로 된 평가와 반성, 개혁이 없었다는 얘기다.

13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대선 패배 이후 백서를 만들거나 대선평가를 위한 기구를 구성하는 등의 움직임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방선거에 들어가 있어 대선평가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월 30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 이유를 정밀 분석하는) 백서작업은 진행 중이고 곧 평가기구를 만들어서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평가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후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진척이 전혀 없다. 수도권 지역구의 민주당 모 중진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엔 당대표 선거로 이어지면서 평가나 반성은 전혀 없을 것"이라며 "혹 선전하게 되면 오히려 잘했다면서 그동안의 패배원인을 외면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선패배의 책임자인 이재명(대선후보)-송영길(당대표)-윤호중(원내대표) 라인이 그대로 지방선거 사령탑을 맡았다. 연이은 성비위 의혹들이 '무반성'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 발언과 이어진 2차 가해, 은폐 압력 의혹과 함께 김원이 의원 보좌관의 직원 성폭행과 2차 가해 의혹이 나왔고 3선 중진인 박완주 의원의 보좌관 성폭력 가해가 드러났다.

민주당은 윤리감찰단의 철저한 조사를 약속하고 박 의원에 대해서는 '제명'까지 결정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만 '임기응변'에 지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교수는 "민주당이 선거 패배 이후 제대로된 반성없이 지나가고 있는 등 당내 긴장감이나 개혁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연이은 성비위도 이런 당내 분위기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했다.

민주당 모 중진 의원은 "말로만 반성, 말로만 개혁을 할뿐 당이 제대로 반성하고 혁신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때 그때 무마하고 덮는 데 급급하고 좀 지나면 없었던 일처럼 하는데 유권자들이 모를 리 있겠냐"고 했다. 민주당은 6.1 지방선거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한 달도 안 돼 치르는 선거로 열세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연이은 성비위 사건으로 더 힘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4선 중진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민주당에게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는 지금 국민들에게 왜 우리가 대선에서 패배해야 했는지에 대해 묻고 반성하고 새로운 약속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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